금융 금융일반

가상화폐 실명제 앞둔 은행들 '거래 목적심사' 강화…계좌개설 어려워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8 15:23

수정 2018.01.28 15:23

가상화폐 계좌를 제공하는 6개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 목적을 계좌 신규 개설의 사유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 목적 증빙이 어려운 주부나 학생, 취업준비생의 실명 확인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계좌개설을 하지 못해 가상화폐 시장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 관련 은행들은 가상화폐 실명제가 시작되는 오는 30일부터 금융거래목적 확인 절차를 일시적으로 강화하는 지침을 전 점포에 전달했다. 가상화폐 계좌 개설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대포통장이나 자금세탁 등의 불법 거래에 이용하는 사례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IBK기업·광주은행 등 6개 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을 금융거래 목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들 은행은 금융거래 목적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는 계좌개설을 거절하거나 금융거래 한도 계좌만 개설해주기로 했다. 금융거래 한도 계좌는 하루에 창구에서는 100만원,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는 30만원의 출금·송금 거래만 가능해 가상화폐 거래에서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가상화폐 거래 실명 확인만을 위한 계좌개설은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금융거래 목적 확인이 강화되면서 주부나 학생 등 소득 증빙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들은 통장 개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급여이체나 공과금 이체 등의 목적 증빙을 위해선 각종 증빙자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없을 경우에는 통장 개설을 거절당할 수 있다. 결국 본인 이름으로 내는 공과금이나 재직증명서 등을 발급받기 어려운 주부 및 학생들은 계좌 개설을 못해 가상화폐 거래 실명확인을 할 수 없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0일 가상화폐 실명제 도입을 앞두고 각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특히 실명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거래 목적 증빙은 확인하는 강도가 한층 높아져 명확한 목적이 없을 경우에는 통장 개설 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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