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카톡하다 바로 송금’… 은행 ‘키패드 금융’ 등 ICT 기업 전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8 17:26

수정 2018.01.28 17:26

금융위 업무보고
은행 불필요 업무조항 빼고 간편송금.AI 활용 등 확대
ICT 통해 금융상품 간편가입.. 손안에서 다 되는 금융 지향
햇살론 증액.저금리대출 마련.. ATM 수수료 부과체계 개선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완화 등 취약층 대상 포용적 금융 확대
‘카톡하다 바로 송금’… 은행 ‘키패드 금융’ 등 ICT 기업 전환

국내은행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은행 업무에서 필요없는 업무조항을 삭제하고 간편송금 및 결제, 인공지능(AI) 활용범위 확대 등 ICT기업 업무를 포함시킨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활용하면서 별다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지 않고도 곧바로 키패드 하나로 송금할 수 있는 '키보드 뱅킹' 등을 도입하고 음성AI를 통해 금융상품 가입을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손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금융'인 셈이다.

디지털금융 소외층과 서민층을 껴안기 위한 '포용적 금융'도 확대한다. 신용등급을 점수화해서 금리체계를 세분화하고 소비성향과 통신료 납부 등 비금융정보를 반영한 신용점수 차등화 방안도 강구된다.
공과금을 제때 납부한 기록이 있으면 신용점수가 올라가는 것이다.

■은행, ICT기업으로 전환 작업

금융위원회는 28일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각 업권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은행업은 최근 ICT기업 간의 협업 증가에 따라 은행의 부수.겸영업무와 업무위탁 현황을 점검해 개선방안을 검토한다. 신한금융지주가 미국 아마존과 업무제휴 등으로 음성AI를 도입하거나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이 이스라엘 핀테크 기업과 접촉해 키보드뱅킹을 도입했다.

이미 골드만삭스 등 미국 투자은행(IB)과 상업은행(CB)은 ICT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은행업무보다 ICT업무를 개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 같은 해외 은행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 은행의 부수.겸영업무 등을 개편, ICT기업 전환을 보다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단순 금융상품 판매와 지급대행 등을 벗어나 간편송금과 결제, 금융상품 간편가입 등을 위해 부수업무 등에 ICT업무를 포함시키거나 ICT기업에 업무를 위탁하는 방식 등을 검토한다. 겸영업무에도 신용카드업 등이 있는 만큼 간편결제와 지급을 위한 개발업무 등이 검토될 수 있다. 금융업이 아닌 기술개발.정보관리 관련 업무를 겸영하거나 부수적으로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 등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다.

보험도 IT와 융합된 건강증진형 보험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웨어러블기기로 운동량과 식습관을 체크해 보험료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차 전용보험도 마찬가지다.

■'포용적 금융' 확대

올해 금융위 업무계획에는 학생과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대거 포함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부터 금융정책의 기치로 내건 '포용적 금융'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중 마련되는 '청년.대학생 금융지원 강화방안'은 학업.취업 문제 등으로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600억원 수준의 청년.대학생 햇살론을 추가 공급하는 등 다양한 저금리 대출상품을 마련한다. 또 무소득 상황에서 취업준비와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대상과 한도를 확대하고 재원부담을 경감하는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개인신용평가 체계 개선을 통해 청년.주부 등 금융이력 부족자의 불이익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행 1~10등급으로 나뉜 신용등급 제도를 1000점 만점의 점수제로 전환해 등급 간 절벽효과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세금.통신요금 납부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도 제고할 계획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부과체계도 개편한다. 저소득층의 수수료 부담 절감을 위해서다. 국내은행의 수수료 부담 현황을 살펴보면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소득자의 수수료 부담건수가 2~5분위 소득자 평균의 5.6배 수준이다. 금융위는 2월까지 은행권 점검 및 협의를 마친 뒤 3월 중 ATM 수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발표한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완화방안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금융위는 기존 정액제로 부과되던 밴(Van.카드 결제 단말기 대행사)수수료를 정률제로 개편함으로써 가맹점당 연평균 200만~300만원의 수수료 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영세.중소 신규가맹점 우대수수료를 소급 또는 환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창업 초기에 일반 가맹점 수수료 2%를 내다가 나중에 중소.영세 가맹점으로 분류되면 앞서 낸 카드 수수료를 돌려준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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