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U "원하면 무역전쟁 할것" 무역보복 위협 美에 강펀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7:12

수정 2018.01.30 17:12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역전쟁을 경고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가리타스 스키나스 EU집행위원회 수석대변인은 "EU는 미국의 그 어떤 제한적인 무역규제로 EU의 수출이 영향을 받으면 즉각적이고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키나스 대변인은 EU 브뤼셀 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발언을 더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에 나설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EU의 강도 높은 경고는 지난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갖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말 방영된 ITV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EU와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이는 교역에서 상당한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밝혔다. EU와 무역전쟁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하면서 미국에 유리한 무역환경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그러나 EU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취임 이후 트럼프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철강, 알루미늄 수입을 줄일 수 있다고 끊임없이 위협하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이례적으로 '세이프가드' 규정을 동원해 한국과 중국산 세탁기, 태양광패널에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하자 되받아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간 무역전쟁 암운이 고조될 전망이다. EU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를 EU의 시장 확장 계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019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앞두고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최근 캐나다, 일본과 FTA를 맺었고 중남미 국가들과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병행해 호주, 뉴질랜드와 FTA 협상도 벌이고 있다.

EU 교역담당 집행위원 세실리아 말름스트롬은 25일 트럼프 행정부가 전세계적인 합의에서 발을 빼 각국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는 EU가 행동에 나설 여력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지도력 결여에 의아해하고 있다"면서 그 빈자리를 EU가 좋은 무역협정을 통해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키나스 EU 대변인은 EU는 2차 대전 이후 만들어지고, 세계무역기구(WTO)가 버팀목이 되고 있는 다자간 경제 질서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역은 윈윈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면서 "교역은 개방되고 공정해야 하지만 또한 규정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규정에 위배되는 자국우선주의를 비판했다.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