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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 베일 벗은 문화올림픽, 관객친화형 프로그램 ‘눈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8 13:42

수정 2018.02.08 13:42

라이트아트쇼 달빛호수
라이트아트쇼 달빛호수

【평창(강원)=조용철 기자】
지난 3일 개막 축제를 시작으로‘2018평창 문화올림픽’의 주요 프로그램이 하나둘 베일을 벗고 있다. 공연, 전시, 체험, 문화교류, 퍼레이드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이번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은 특히 관객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관객친화적 형식과 내용으로 다양한 계층에게 두루 호평을 받고 있다.

강원도가 주는 영감(靈感, inspiration)이라는 문화올림픽 주제에 걸맞게 문화올림픽에서 만나는 주요 작품들은 관객을 단순히 수동적인 감상자에 머물도록 하지 않는다. 작품의 일부분으로 적극 참여시키거나 관객에게 좀 더 다가서는 열린 태도를 취한다.

강원도 문화올림픽 김태욱 총감독은“문화올림픽의 많은 프로그램들은 작가나 연출가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며 완성해갈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문화올림픽을 감상하고 즐기며 행사의 주최자는 물론이고 관객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관객이 곧 배우, 객석이 곧 무대가 되는 반전의 공연 ‘천년향’

개막과 동시에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문화올림픽 테마공연 ‘천년향’이다. 강릉원주대학교 해람문화관에서 선보인 '천년향'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애고 관객을 극에 참여시키는 이머시브쇼이다.

천년향은 인간의 탐욕으로 폐허가 된 세상을 구원하려는 '달의 아이'의 모험을 담은 이야기다. 인간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 기원하지만 결국 세상을 구원하는 힘은 어떤 절대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을 모으는 것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관객을 극의 일부로 참여시켜 극의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사가 없는 무언극(넌버벌) 형식으로 진행되어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올림픽을 찾은 외국인 관객도 무리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 5일 공연에는 각국 대사들이 참석했는데, 화합과 상생이라는 인류 공통의 주제를 한국적 색채로 풀어낸 작품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관람객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미술관 밖으로 나온 이색 전시들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십분 활용해 관람객에게 한 발 더 다가선 프로그램도 인기다. 우선 강릉 솔향수목원에서 만나는 미디어아트쇼‘청산☆곡’은 산 전체를 하나의 전시장으로 만들어 관람객이 작품 곳곳을 산책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전에 없던 파격적 규모의 미디어아트를 자랑하는 청산별곡은 2.6km의 코스, 약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산책하듯 걸으며 관람할 수 있다. 사전 예매를 하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좀 더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하다. 산속의 전시라는 이색적인 컨셉으로 당초 접근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셔틀버스 운행으로 관람에는 큰 불편이 없었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평이다.

경포 해변을 하나의 갤러리로 삼은 파이어 아트페스타 2018 헌화가도 문화올림픽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각국 유명 작가들의 대형 설치미술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작품을 감상하기 때문에 시간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강원도만의 스토리를 쉽고 흥미 있게, 달빛호수·DMZ 아트페스타

문화올림픽 개막 이후 강릉 경포호수에는 호수 위에 뜬 거대한 달을 가까이에서 보려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라이트아트쇼 ‘달빛호수’는 거대한 달 조형물과 함께 허난설헌, 경포에 뜬 다섯 개의 달 등의 스토리를 음악, 영상, 조명, 레이저 쇼로 화려하게 연출했다. 특히 강원도만이 가진 스토리를 화려한 조명과 함께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 가족단위의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평화와 화합이라는 세계인의 소망을 DMZ라는 상징적 공간 안에 풀어낸 DMZ 아트페스타 2018 ‘평화:바람’도 화제다. 특히 북한의 올림픽 참여로 남북한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세계 유일의 분단국, 그리고 DMZ를 마주한 강원도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DMZ 아트페스타에서는 평화를 주제로 한 공연, 전시, 설치미술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북쪽에 평화의 리본을 날려 보내거나 평화의 메시지를 자신만의 글씨로 표현하는 등 다양한 참여도 가능하다.


2018평창 문화올림픽의 주요 프로그램은 패럴림픽 기간인 3월 중순까지 강릉, 평창, 정선 등 올림픽 베뉴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문화올림픽 기간에는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편의 서비스도 제공되는데, 주요 문화시설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므로 계획을 잘 세우면 하루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도 있다.
문화올림픽 관련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올림픽특별콜센터를 통해서도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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