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주여행 비용이 빠르게 줄고 있다. 괴짜 사업가들이 속속 우주산업에 뛰어들면서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등이 경쟁에 나선 지 오래다. 브랜슨은 2014년에 1인당 3억원짜리 우주관광상품을 팔았다. 창문으로 아름다운 지구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은 5분밖에 안 되니 걸음마 단계다. 그런데도 이 상품은 600명의 예약자가 대기 중이다. 브래드 핏,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유명인들이 줄을 섰다.
머스크와 베조스는 규모가 훨씬 크다. 수십t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대형 로켓을 띄우는 게 목표다. 성공한다면 단체 관광패키지나 이주상품까지 만들 수 있다.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제작 중인 '뉴 글렌'은 45t의 화물을 싣고 우주로 날아갈 수 있다. 2020년까지 시험비행이 목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팰컨 헤비' 발사에 성공했다. 이 화물선은 약 64t의 무게로 날아올라 화성 궤도를 돌게 된다. 화물선 앞에는 테슬라의 전기차 '로드스터'를 달았다. 발사 후 지상으로 추진체가 내려앉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페이스X는 추진체 회수기술로 발사비용을 4분의 1로 줄였다.
1950~1960년대 미국과 소련은 우주발사체 기술개발에 열을 올렸다. 자존심 싸움이었다. 소련은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며 세계 최초 인공위성 보유국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이듬해 미국은 NASA를 설립했다. 1966년에 소련이 먼저 달에 우주선을 보냈지만 사람을 태운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키면서 미국이 자존심을 회복했다.
우주산업 경쟁무대가 국가에서 민간기업 시장으로 바뀐 것 같다. 머스크는 "2030년까지 화성에 자립도시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황당하게 들리지만 이런 상상이 발전을 가져온다. 이게 미국의 힘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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