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라 '화장품 성공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온라인 쇼핑채널 발달로 먼저 온라인에서 선보인 뒤 입소문을 타면 오프라인 쇼핑채널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요 오프라인 채널로 당당히 진입,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올리브영,시코르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SNS에서 인기 있는 상품의 입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올리브영에 입점한 '라벨영'이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빵꾸팩', '싸우자 귓밥아', '쇼킹 마요네즈 헤어팩' 등 범상치 않은 제품명과 디자인으로 독특한 B급 감성을 자극하며 일찌감치 인터넷에서 이슈가 됐다.
올리브영은 라벨영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입점 제안을 했고, 이후 올리브영에서 월평균 3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라벨영 김화영 대표는 "온라인에서 먼저 입소문이 나고 첫 오프라인 채널인 '올리브영'을 만난 것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신뢰감이 더해져 해외 수출 계약 등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리프팅 마스크팩'으로 유명해진 '에이바자르'도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에이바자르는 '귀걸이형 마스크'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출시 한달만에 2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려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올리브영에 입점 한 뒤 12월까지 월평균 50%가 넘는 매출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입점한지 1년채 되지 않아 기성 브랜드와 함께 올리브영 마스크팩 카테고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선전하고 있다.
'블리블리'와 같이 유명 뷰티 유튜버가 만든 브랜드도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며 기존 화장품 시장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블리블리는 인스타 팔로워만 70만명이 넘는 '임지현(임블리)'씨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로, 지난해 11월에는 플래그십스토어 '블리네'를 열기도 했다. 블리블리는 지난해 9월 올리브영 강남본점 인디브랜드 코너에 입점 후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해 2월부터는 전국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됐다.
온라인 브랜드였던 헉슬리 역시 오일에센스가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을 타면서 신세계 바이어가 시코르에 입점을 제안한 경우다. 헉슬리는 시코르 입점 후 쟁쟁한 브랜드를 제치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헉슬리는 시코르 입점 후 5배 가량 매출이 늘었고 지금은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미국, 멕시코 등 해외로까지 진출했다. 다이애나젤팁 역시 온라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시코르에서 입점을 제안한 브랜드로 시코르 입점 후 타 유통채널에도 진출하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던 이른바 'B급브랜드'가 히트를 치자 유통업계에서는 강소브랜드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온라인 입소문 상품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품평회' 등을 통해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우수 강소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진행된 '중소기업 입점품평회'를 통해 올리브영에 입점한 '랩앤컴퍼니'의 아임프롬 허니마스크팩이 대표적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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