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 받은 세뱃돈은 엄마한테 맡겨. 나중에 너 대학교 갈 때 줄게”
누구나 어린 시절 세뱃돈을 받으면 ‘엄마 은행’으로 직행했던 경험이 흔하다. 최근에는 젊은 부모들의 세뱃돈에 대한 생각이 바뀌며 자녀의 재테크 투자에 관심갖기 시작했다. ‘엄마한테 맡겨 두면 되는 거야'라는 말이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있지만, 경제 관념을 조기에 심어주려는 목적이다.
세뱃돈은 적은 금액이지만 여기에 생일 등 기념일에 받는 축하금까지 생각하면 제법 큰 돈으로 불어난다. 소액을 꾸준히 재테크 상품으로 투자할 경우, 이자를 더하면 대학 입학금이나 여행 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민족 대명절 설을 맞이해 아이가 받은 세뱃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의 경제 교육과 함께 목돈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투자방법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2040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P2P투자는 연평균 10% 내외의 수익률과 함께 소액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이자에 이자가 붙는 월 복리 효과가 있어 자녀의 재테크 계좌 개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금리 P2P대출 전문기업 8퍼센트의 경우, 자녀의 투자 계좌를 등록하려는 고객 문의가 증가해 지난해부터 미성년자 투자 서비스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8퍼센트 고객관리팀 신만수 매니저에 따르면 “5000원부터 소액 투자를 시작해 만기 1년으로 관리할 수 있어 미성년자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 P2P투자 또한 펀드, ELS 등의 투자 상품과 마찬가지로 보호자 동의 아래 진행 가능함을 안내해 드리고 있다. 본인이 얻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의 조기 재테크 교육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녀를 위한 P2P금융 플랫폼 계좌 개설 방법은 8퍼센트 홈페이지를 통해 보호자 동의서를 작성하고, △부모의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또는 가족관계증명서 △자녀의 통장 사본을 등기로 보내면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더불어, 8퍼센트 투자를 SNS 등에 인증하면 투자 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5000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며, 친구 추천을 통해 2000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P2P 투자 시 유의할 점은 △금융감독원 등록 업체 여부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고지 의무를 준수하는지 △분산투자를 강조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이후 자금 운용 기간, 자금 규모를 검토해 자녀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을 선별해 폭넓게 분산해서 수익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8퍼센트의 경우, 최소 투자금액 5000원으로 만기 1년 상품에 투자할 수 있어 10만원이면 20개의 투자 상품에 분산할 수 있으며 투자 갯수를 꾸준히 늘려갈 수 있다.
서비스 옵션으로는 자동분산투자 시스템을 제공해 안정 추구형·균형 추구형·수익 추구형으로 구성된 3가지 유형 중 선택할 수 있다.
8퍼센트 이효진 대표는 "과거 세뱃돈을 받으면 ‘엄마 은행’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녀 경제 교육의 일환으로 다양한 소액 재테크에 세뱃돈을 넣는 어린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P2P투자는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므로 소액 분산투자를 통해 전체 수익률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큰 욕심내지 않고 예적금대비 3~5배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 자녀들를 위한 재테크 팁으로는 영유아 명의로 적금상품에 가입할 경우 1만 원을 지원해 주는 금융 바우처가 있다. 이 바우처는 출산장려 등의 목적으로 일부 은행과 관련 단체가 협약을 맺어 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첫 통장을 만들어줄 때 1만 원을 입금해 준다.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인구보건복지협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협약을 맺고 금융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어 해당 은행에서 통장 개설 시 지급받을 수 있다.
자녀 교육 목적으로 할 수 있는 이색 재테크로는 곤충, 다육 식물 키우기도 있다.
장수풍뎅이는 한 마리당 30~100마리의 알을 낳으므로 온도와 습도, 먹이를 신경 쓴다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육식물은 재배하는 방법이 쉬워서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도전 가능하다. 뿌리를 옮겨 심거나 잎을 조심스럽게 떼어 흙에 심으면 재배할 수 있다. 최근 실내 인테리어 소품이나 공기정화용으로 다육식물을 찾는 수요가 높아 쏠쏠한 수익이 가능하다. 생물을 키우는 활동은 아이의 지적 호기심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고, 교과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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