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스킵(주장)이 이끄는 여자컬링 대표팀은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1차전에서 캐나다(스킵 레이철 호먼) 8-6으로 꺾었다.
캐나다는 경기 중 도저히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한국에 패배를 인정하는 악수를 청해야 했다. 한국은 기분 좋게 올림픽 첫 승을 챙겼다.
캐나다는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13전 전승으로 우승한 최강팀으로,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4인조 컬링은 10개 출전팀이 예선에서 한 번씩 맞붙어 순위를 정하고, 상위 4개 팀만 플레이오프(준결승)에 진출한다.
한국은 첫판에서 최강팀을 잡아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중요한 토대를 다졌고, 완벽한 기선제압에도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김은정 팀의 호먼 팀 상대 전적을 4승 4패가 됐다.
세계랭킹 8위인 대표팀은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그리고 김은정 스킵 순으로 스톤을 2개씩 던졌다. 후보 김초희는 대기했다. 김은정뿐 아니라 선수 모두가 김 씨여서 '팀 킴'으로 통한다.
캐나다 투구 순서는 리사 위글(리드), 조앤 코트니(세컨드), 에마 미스큐(서드), 호먼 순이다.
초반부터 대표팀은 캐나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공방전 끝에 2-1로 앞선 5엔드가 압권이었다. 캐나다의 후공이었음에도 한국이 2점을 '스틸'(선공 팀이 득점)했다.
김은정은 마지막 스톤으로 버튼에 있던 캐나다 스톤 2개를 쳐냈다.
캐나다 호먼의 마지막 스톤은 버튼을 그냥 스쳐 지나갔다. 한국이 4-1로 앞섰다.
캐나다는 6엔드 2득점으로 4-3으로 추격했다.
7엔드에는 한국이 1점 스틸을 당해 4-4 동점을 허용했다.
득점에 유리한 후공을 잡은 8엔드, 김경애가 강력하고도 정교한 샷으로 버튼에 있던 캐나다의 스톤 2개를 빼냈다. 하우스에는 캐나다의 스톤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하우스 안 한국 스톤은 4개. 다득점 기회였다.
호먼과 김은정이 실패 샷을 하나씩 주고받았지만, 여전히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호먼은 마지막 샷을 버튼 안에 넣으며 다득점 기회를 막았다.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은 또 빗나가는 바람에 1득점에 그쳤다.
9엔드가 위기였다. 캐나다가 버튼에 스톤을 쌓으며 다득점을 가져갈 분위기였다.
김은정은 마지막 샷으로 중앙의 캐나다 스톤을 밀어내고 중앙을 차지, 캐나다의 다득점을 봉쇄했다.
호먼은 마지막 샷으로 다시 중앙을 차지하려고 했지만, 실수가 나왔다. 오히려 한국이 3점을 대거 획득, 짜릿한 스틸에 성공했다. 점수는 8-4로 벌어졌다.
캐나다는 포기하지 않고 10엔드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캐나다의 포석을 모조리 치워버렸다.
호먼은 마지막 스톤을 던지지 않고 패배를 인정했다. 하우스에는 캐나다 스톤 2개가 끝에 걸쳐 있었다.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한국의 승리였다.
후공인 팀이 마지막 스톤을 남기고 패배를 선언하면, 그 상태에서 해당 엔드의 점수를 계산한다. 그래서 캐나다는 10엔드 2점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한국보다 2점이 적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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