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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지업체들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미국도 규제 완화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전 세계 ESS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기업들이 해외업체들과 업무 협약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25일 전지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7년 1.2GW에서 오는 2024년 9.7GW로 연평균 약 3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설치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확대정책에 따라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LG화학과 삼성SDI 등 ESS 시장 점유율 선두를 달리는 국내기업들이 관련 시장 공략과 함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태양광 업체 피터슨딘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 가정용 ESS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에 피터슨딘은 가정용 태양광 설치 시 LG화학의 ESS를 사용할 예정이다. 피터슨딘은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미국 내 7개 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북미 ESS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화학은 선런, 이구아나 등 미국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가정용 ESS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ESS 사업이 실적에도 기여하면서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ESS 매출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최대 수요처인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ESS사업화를 허가하면서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한 수요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FERC가 최근 ESS에 저장된 전력에 대한 단가를 책정하고, 송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력사업자들이 ESS를 활용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전력망 안전성 확보를 위해 ESS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정책을 늘려가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공공기관 건물 신축 시 ESS 설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추세다.
아울러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제재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현지 공장에서 ESS 생산 비중을 높인 상태여서 전화위복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S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지배력이 높다"면서 "가정용과 상업용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유럽, 호주 등의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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