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과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 의사표현이 사실상 금지된 중국내에서 시진핑 장기집권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긴급성명,공개 성명, 공개서한 등이 표출되고 있다. 해외서도 중국 1인독재가 글로벌 외교 지형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들이 연일 시진피 장기집권을 옹호하는 보도를 통해 시진핑 사수작전에 나선 데다 해외의 비판에 대해선 '내정간섭'과 '왜곡된 서방가치'라는 논리로 방어막을 치고 있다. 이를 감안해 중국의 고강도 언론통제와 지난 19대 당대회를 계기로 이미 정치권력 판을 '친시진핑' 인사로 채웠다는 점에서 이같은 반발기류는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대만 중앙통신 등은 27일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학생 지도자 왕단이 전날 소셜미디어에 발표한 긴급 성명에는 중국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장을 역임한 옌자치 등 100명 가까운 중국 안팎의 저명학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왕단은 성명에서 "양심을 지닌 중국인들은 용감하게 떨쳐 일어나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헌의 키를 쥐고 있는 인민 대표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는 등 절차적 민주주의를 통한 행동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중국청년보 산하 잡지 빙뎬의 전 편집자 리다퉁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하는 55명의 베이징 인민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국가 지도자의 연임 제한이 없는 나라는 반드시 재앙에 빠지게 된다"며 "인민대표들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개헌 제안에 반대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유명 기업인인 왕잉파는 성명을 내고 "공화국 제도는 중국 인민이 100년간의 투쟁으로 쟁취한 이상이자, 집권당의 약속"이라며 "개헌 추진은 (인민에 대한) 배반이자 역사의 퇴행"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외선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결국 현실화될 것으로 보면서 장기 1인권력 출범에 따른 글로벌 외교지형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대외 세력이 확장되는 가운데 생소한 중국의 정치와 외교 방식이 타국과 충돌을 낳을 것이란 우려 속에 대비책이 요구된다는 논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사설을 통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 포석에 대해 마오쩌둥 1인 독재 시대로의 회귀를 경고하는 동시에 서방도 나름의 장기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40여년간 쌓아온 중국의 정치적 균형이 독재로 회귀할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마오쩌둥 말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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