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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北과 북미대화의 조건·단계 논의…합의할 상황은 아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7 15:46

수정 2018.02.27 15:46

"대화 파트너와의 신뢰 구축 중요"
美트럼프 '적절한 조건' 발언에는
"서로간 분위기 맞춰가는 게 좋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청와대는 27일 북으로 돌아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과의 만남과 관련, "북미대화를 위한 여러가지 조건, 북미대화를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며 "북측 대표단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종합해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매를 서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북에서 온 대화 파트너와 신뢰를 쌓는 것"이라며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이같이 평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는 것과 우리가 알고 있는 미측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논의가 있었으나 김 부위원장과 어떤 합의를 끌어낸다든지 아니면 어떤 안을 만들어 북측이나 미측에 전달한다든지 할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도 가지고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도 생각하는 바를 우리 쪽에 얘기한 것"이라며 "우리도 분석을 해야 한다. 분석이 이뤄지면 미국 측에도 설명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차원의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는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고문 겸 보좌관도 왔다갔고 김영철 부위원장도 왔다갔다. 메시지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화 내용을 전달할 통로에 대해선 "미국과 얘기는 여러 루트를 통해서 할 수 있다"며 정상 간 통화가 아닐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언급한 비핵화 해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며 "어떻게 해야 대화의 입구를 찾을 수 있느냐는 부분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북측의 반응에 대해선 "북측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여기서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측도 보고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와 (비핵화 대화를 위한) 1단계는 무엇이고 2단계는 무엇이며 3단계는 무엇이라는 것을 합의하러 온 방남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문 대통령이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도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전제를 100% 하면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지난번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특사 간의 만남도 불발된 적이 있었지만 대화의 조건을 서로 조금씩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에 대해 '적절한 조건'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대화를 시작하려면 탐색적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간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맞춰가는 게 좋다"며 "양측의 대화를 좀 매끄럽게 할 방안을 찾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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