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기구(ITO)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철강 수입규모는 수출보다 네 배나 많다. 미국의 철강 수입국이 100여곳에 달하는 가운데 전체 수입량의 4분의 3은 8개국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캐나다가 전체 수입량의 16%를 차지,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브라질(13%) 한국(10%) 멕시코·러시아(9%씩)가 따랐다. 이후는 터키(7%) 일본(5%) 대만(4%) 독일(3%) 인도(2%) 순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지만 미 철강 수입국 순위는 11위에 불과하다. 전체 수입량의 2%에 그친다. 미국이 일찍부터 중국산 철강에 수입규제 조치를 취한 여파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
■美 무역상대국들 잇따라 반발성명…무역전쟁 본격 신호탄?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하는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프랑스와-필립 샴파뉴 통상장관은 캐나다 통상이익과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산 철강을 겨냥한 미 수입관세 또는 쿼터제 도입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부작용은 캐나다는 물론 미국에서도 여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철강 2위 수입국인 브라질 산업장관도 다른 국가들과 공동으로 나서거나 독자적으로라도 보복관세 조치를 검토할 뜻을 밝혔다.
유럽연합(EU) 역시 자국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노골적 개입조치라며 며칠 안에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부합하는 보복조치안을 내놓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위원회(EC) 위원장은 “불공정한 조치 때문에 역내 업계가 타격받는 상황에서 방관하고 있지는 않겠다”며 “우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무역상대국이 보복조치에 나설 경우 가장 표적이 되는 미 산업은 바로 농업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무역보호조치를 취하면 똑같이 보복조치를 당할 수밖에 없다”며 “보복조치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농업이다. 농업경제가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과 잇따라 통상갈등을 겪어온 중국은 일찍부터 미국산 대두수입을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EU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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