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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태 명장, 오산시 3.1절 행사 삼족오 연을 날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2 16:00

수정 2018.03.02 16:57


리기태 명장이 오산시 3.1절,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날린 삼족오 까마귀 수 백마리 창작줄연
리기태 명장이 오산시 3.1절,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날린 삼족오 까마귀 수 백마리 창작줄연

오산시(시장 곽상욱)가 주최하고 오산문화원(원장 공창배)이 주관하는 3.1절 맞이 오산시 정월대보름 큰잔치 행사가 1일 오산종합운동장 뒤 오산천 둔치에서 개최됐다. 개막식 행사에선 리기태 한국연협회 회장이자 리기태연보존회 회장이 오산시 시조인 '삼족오 연날리기' 행사를 진행했다. 리기태 회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민속연 명장이자 마지막 남은 유일한 조선시대 한국전통연인 방패연 원형기법 보유자로, 이날 행사를 통해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의 의미를 장식했다.

리기태 회장, 최상숙 한국연협회 자문위원, 안민석 국회의원, 이해욱 회원, 리기태 명장의 제자 신종욱 철원교회 담임목사(사진 오른쪽부터)
리기태 회장, 최상숙 한국연협회 자문위원, 안민석 국회의원, 이해욱 회원, 리기태 명장의 제자 신종욱 철원교회 담임목사(사진 오른쪽부터)

오산시 곽상욱 시장, 손정환 의장, 공방배 문화원장(사진 왼쪽부터)
오산시 곽상욱 시장, 손정환 의장, 공방배 문화원장(사진 왼쪽부터)

이번 행사엔 곽상욱 오산시장을 비롯해 안민석 국회의원, 손정환 오산시의회의장, 공창배 오산문화원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했다.

곽상욱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산의 시조인 까마귀 '삼족오'는 인간세계를 연결해주는 신성한 상상의 길조인 동시에 동아시아에서는 태양신으로 불린다"며 "하늘을 향한 인간의 꿈이 반영된 신성한 새로 지혜와 용맹, 충효의 뜻을 기리고 오산시 22만명의 시민들의 안녕과 재산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리기태 회장과 안민석 국회의원 삼족오 창작줄연 시연
리기태 회장과 안민석 국회의원 삼족오 창작줄연 시연


안민석 국회의원은 리기태 회장과 함께 개막식에 올랐다. 안 의원은 삼족오 까마귀 수 백마리를 창작한 줄연과 대형 태극기연을 시연하면서 "오산 3.1운동의 근원지인 오매장터 기미년 만세운동으로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기린다"며 "진정한 독립운동의 의미를 새기고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의 연날리기와 오곡 음식으로 경제대국 대한민국과 오산시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오산시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줄다리기
오산시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줄다리기

오산문화원은 22만명의 오산시민을 상징한 22m 높이의 달집을 태워 시민들의 안위를 기원했다. 시조 삼족오를 상징하는 까마귀 수 백 마리의 창작줄연과 함께 대형태극기가 떠오르며 행사는 절정을 이뤘다. 삼족오 창작줄연은 리기태 방패연 명장이 6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오산시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태운 22미터의 달짚. 액운은 멀리 날려버리고 행운과 복이 오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오산시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태운 22미터의 달짚. 액운은 멀리 날려버리고 행운과 복이 오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리기태 명장은 오산시의 제6회 독산성문화제에서도 '권율장군이 이순신에게 신호연을 날리다'라는 주제로 창작줄연을 한 바 있다. 임진왜란 당시 도원수 권율장군의 암호체계인 신호연 전시회와 삼족오 까마귀 창작줄연을 독산성 세마대지에서 날렸다.

안민석 국회의원과 리기태 명장이 대형태극기를 올리고 있다.
안민석 국회의원과 리기태 명장이 대형태극기를 올리고 있다.

리기태 명장은 정통적인 지연제작 및 연날리기 전승체계를 이어왔다. 1대 스승은 조선시대 말 고종13년 출생한 이천석 선생이다. 이 선생의 원형기법을 2대 가산 이용안 선생, 3대 초양 리기태연인이 이어왔고 4대째 제자는 이수영, 이진영, 신종욱(철원교회 담임목사) 등이 있다.

스승 이천석과 제자 가산 이용안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만행이 극에 달할수록 등짐가방에 연을 숨겨 산으로 들로 하늘 높이 연을 날렸다고 전해진다. 이는 일제의 항거를 뜻하는 행위다. 동시에 언젠가 해방을 맞이한다는 희망이 담긴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은 일본 순사에게 쫓기면서도 연을 날렸다. 이들에게 연을 날리는 행위는 일제의 탄압이 거셀수록 수탈된 한국전통문화가 샘솟는 순간이었다. 방패연 명인 이천석과 가산 이용안의 전통연 문화는 독립투사적 의식의 반영이다.

장인의 손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는 이 방패연 원형기법을 그대로 이어 받은 리기태 명장은 영국의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Kew)에 훼손돼 소장된 최고 오래된 조선시대 표준연인 '서울연'을 2011년 자문, 원형 복원하였다.

지금까지 함남 북청의 연, 평남 안주·개천의 연, 경북 예천의 연, 경남 통영의 연, 부산 동래 등 각 지방의 민속연엔 각각의 특징이 있었다. 하지만 서울 방패연은 전통연의 원형을 찾지 못해 특징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리기태 명장은 조선시대 서울연을 계기로 수 개월에 걸쳐 천연색상의 그림과 접착제 천연성분, 대나무 깍기, 닥나무한지, 마름질, 댓살 붙임 등을 영국에 자문했다. 그 결과 2011년 6월 15일 서울의 문화재급인 방패연을 원형 복원시켰다. 그후 영국의 왕립식물원은 복원된 전통연인 방패연 서울연을 토대로 영국에서 전시회를 열어 리 명장을 초대했다.

민속학계에서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알지 못했던 조선시대 서울연을 리기태 명장이 확고하게 정의할 수 있도록 복원했다고 평가한다. 서울지역 민속연 발굴에 대한 것은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던 큰 성과다.


삼족오가 오산시 문화예술회관 위로 까맣게 떠오르고 있다.
삼족오가 오산시 문화예술회관 위로 까맣게 떠오르고 있다.

한편 리기태 명장은 KBS-TV 한국의 유산 방패연의 주인공과 해설자로 방송에 48회 출연했다.
2014년 한국·카타르 수교 40주년 기념으로 카타르 도하 이슬람박물관에 그의 방패연과 얼레가 영구히 소장됐으며 2017년 이집트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의 의장인 이네스 압델 데이템(DR. Ines Abdel Dayem) 박사가 오페라하우스에 리기태 명장의 방패연과 나무육각얼레를 전시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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