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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선거운동기간 전 ‘공천반대’ 피켓 시위도 선거광고 제한규정 위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06:00

수정 2018.03.07 06:00

선거운동기간 전에 특정인사의 공천을 반대하는 1인 시위는 사전선거운동은 아니지만 피켓 내용이 선거와 관련있는 광고에 해당된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과 선거광고 제한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청년단체 위원장 김모씨(27)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2016년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을 앞둔 같은 해 2월 16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청년 구직자의 노력을 비웃는 채용비리 인사가 공천되어선 안 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최경환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성명, 사진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현수막과 간판 등 광고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20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3월 31일부터 4월 12일까지였다.


1심은 “김씨의 행동은 단순히 공천에 반대하는 의사표시일 뿐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없고 선거운동이 아닌 만큼 선거 광고물로도 볼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역시 최 의원의 지역구가 경북 경산시인데 1인 시위는 서울 여의도에서 벌어진 점과 당시 유동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선거운동 의사가 없다고 보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부분은 무죄가 맞지만 김씨가 1인 시위 당시 소지하고 있던 피켓의 내용을 볼 때 선거광고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광고물을 제한한 공직선거법은 반드시 선거운동에 해당될 때만 광고물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와 관련 있는 광고물 전반을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씨는 앞으로 진행될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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