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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간지에 문재인 대통령 전면광고 게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8 10:21

수정 2018.03.08 13:47

/사진='국경없는 오소리' 제공
/사진='국경없는 오소리' 제공

미국 워싱턴 DC의 지역 일간신문 '워싱턴타임스'에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은 전면광고가 게재됐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 일간지 워싱턴타임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방미 순방 당시 버지니아주 콴티코 국립 해병대 박물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했던 기념사를 담은 전면광고를 실었다. 이 광고는 국내외 문 대통령의 지지자 1400명이 모은 성금으로 한국전쟁참전기념재단(KWMF·이사장 쿠엔틴 콥)에 기부와 동시에 진행된 이벤트다.

지지자들은 지난 1월 온라인을 통해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벌여, 3월 1일 한국전쟁참전기념재단에 최종 성금을 기탁하고 '메이저 도너-브론즈’에 올랐다. 상세한 기부 내역은 참전용사 재단 웹사이트와 뉴스레터에 공식적으로 기재되며 이 광고 또한 모금액의 일부로 집행됐다.


특히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 1950년 흥남철수작전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호의 선장, 로버트 루니(Admiral J. Robert Lunney) 흥남철수작전 당시 미 해군 참전용사 그리고 이름이 남겨지지 않은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원들(The crews in the S.S. Meredith Victory Ship)을 직접 언급하고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앞서 이번 이벤트의 최초 제안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난해 문 대통령의 장진호 기념비 연설이 계기가 됐다. 한국전쟁 참전군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여겼다”라고 동기를 밝힌 바 있다.

현지 신문은 발행 당일 청와대에 배송하며, 향후 미 전역에 걸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 단체의 각 사무실과 모금에 참여한 지지자들에게 한 부씩 배송할 예정이다.

다음은 '워싱턴 타임스'신문 광고에 담긴 <문재인 대통령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기념사> 원문

존경하는 로버트 넬러 해병대 사령관님, 옴스테드 장군님을 비롯한 장진호전투 참전용사 여러분, 흥남철수작전 관계자와 유족 여러분, 특히 피난민 철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알몬드 장군님과 현봉학 박사님의 가족분들 모두 반갑습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여러분을 뵙게 되니 감회가 깊습니다.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에 드디어 왔습니다. 오늘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해외순방의 첫 일정을 이곳에서 시작하게 돼 더욱 뜻이 깊습니다.

67년 전인 1950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습니다. 그들이 한국전쟁에서 치렀던 가장 영웅적인 전투가 장진호 전투였습니다.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저의 부모님도 계셨습니다. '피난민을 구출하라'는 알몬드 장군의 명령을 받은 故 라루 선장은 단 한 명의 피난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무기와 짐을 바다에 버렸습니다. 무려 1만4,000명을 태우고 기뢰로 가득한 '죽음의 바다'를 건넌 자유와 인권의 항해는 단 한 명의 사망자 없이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1950년 12월 23일 흥남부두를 떠나 12월 25일 남쪽 바다 거제도에 도착할 때까지 배 안에서 5명의 아기가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인류 역사상 최대의 인도주의 작전이었습니다. 2년 후, 저는 빅토리 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고마움을 세상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과 감사라는 말로는 너무나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의 가족사와 개인사를 넘어서서, 저는 그 급박한 순간에 군인들만 철수하지 않고 그 많은 피난민들을 북한에서 탈출시켜준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낍니다.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작전이 세계전쟁 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인 이유입니다.

제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항해도중 12월 24일,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탕을 한 알씩 나눠줬다고 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비록 사탕 한 알이지만그 참혹한 전쟁통에 그 많은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준 따뜻한 마음씨가 저는 늘 고마웠습니다.

존경하는 장진호 용사와 후손 여러분! 대한민국은 여러분과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감사와 존경의 기억은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습니다.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닙니다. 또한 한미동맹은 저의 삶이 그런 것처럼 양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강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장진호 용사와 후손 여러분. 67년 전, 자유와 인권을 향한 빅토리 호의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합니다. 저 또한 기꺼이 그 길에 동참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습니다. 위대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고 계십니다만,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선원이었던 로버트 러니 변호사님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죽기 전에 통일된 한반도를 꼭 보고 싶다'는 말씀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것은 저의 꿈이기도 합니다.

오늘 저는 이곳에 한 그루 산사나무를 심습니다. 산사나무는 별칭이 윈터 킹(Winter King)입니다.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영웅적인 투혼을 발휘 한장진호 전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나무처럼 한미 동맹은 더욱 더 풍성한 나무로 성장할 것입니다. 통일된 한반도라는 크고 알찬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이제 생존해 계신 분이 50여 분 뿐이라고 들었습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다시 한 번 장진호 참전용사와 흥남철수 관계자, 그리고 유족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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