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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15층 높이 LPG탱크 건설 한창.. 印尼 최대 저장소로 우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17:50

수정 2018.03.07 21:03

[건설 한류 현장을 가다] (1) 포스코건설 印尼 칠레곤 LPG터미널
수마트라섬 공급할 연료 저장 포스코건설 848억원 수주..日.대만.印 업체 제치고 따내
탱크 2기 들어갈 부지도 확보..하반기 추가 수주도 청신호
포스코건설의 인도네시아 칠레곤 LPG 터미널 건설공사 현장. 각각 4만4000t의 부탄(왼쪽)과 프로판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짓고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포스코건설의 인도네시아 칠레곤 LPG 터미널 건설공사 현장. 각각 4만4000t의 부탄(왼쪽)과 프로판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짓고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LPG 저온탱크 내부 모습. 높이 31.76m 규모의 탱크를 만들기 위해 철판 12개를 층층이 쌓아 올리고 지름 64m의 지붕을 덮는다. 무게 533t의 지붕은 강한 압력의 바람으로 밀어올려 설치하게 된다. 사진=정상희 기자
LPG 저온탱크 내부 모습. 높이 31.76m 규모의 탱크를 만들기 위해 철판 12개를 층층이 쌓아 올리고 지름 64m의 지붕을 덮는다. 무게 533t의 지붕은 강한 압력의 바람으로 밀어올려 설치하게 된다. 사진=정상희 기자

【칠레곤(인도네시아)=정상희 기자】 "조심해서, 발자국 모양이 있는 곳으로만 밟으세요." 전날까지 250㎜ 넘게 내린 비로 발이 푹푹 빠지는 작업장은 한 걸음 내딛기도 난감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시간은 모두 활용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지난달 말 파이낸셜뉴스가 찾은 포스코건설 인도네시아 칠레곤 액화석유가스(LPG) 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은 용접에 열중하고 있었다. 두꺼운 철판을 한땀한땀 이어붙여 아파트 15층 높이의 거대한 탱크를 만드는 과정이다. 일년 내내 덥지만 현재는 우기라 습도까지 높은 날씨에서 아래 위 긴 작업복, 안전모까지 쓰고 나서니 금세 땀범벅이 됐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로 추가 수주까지 이어가기 위해 더 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지 최대규모 LPG 저장시설 공사…공정률 목표치 상회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쪽 칠레곤에서 현지 최대규모 LPG 터미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근 수마트라섬으로 수송할 LPG 저장탱크를 만드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회사 페르타미나(PT)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따냈다.

현장이 위치한 칠레곤은 자카르타에서 차로 2시간여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울산, 여수처럼 중화학공업이 밀집해 있는 도시다. 포스코건설의 현장이 위치한 탄중세콩은 자바섬에서 수마트라섬으로 가는 페리터미널이 위치해 있을 정도로 수마트라섬과 가깝다. 탄중은 우리말로 '곶'이고 세콩은 지명으로, 쉽게 말해 세콩곶에 LPG 저장 터미널을 만드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탄중세콩 LPG 터미널 공사는 총 1618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이 중 포스코건설분은 848억원이다. 인도네시아 국영정유회사가 발주했고, 국영건설사 위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 6월 시작해 오는 2019년 6월까지 공사기간은 36개월이다. 각각 4만4000t 규모 프로판과 부탄 등 저장탱크 2기와 송출설비, 부대시설을 새로 짓는 것으로 포스코건설은 저온저장탱크에 대한 설계, 구매, 시공, 품질관리, 시운전 등을 담당한다.

수주를 위해 현지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중요 기술은 대부분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현장을 이끌고 있는 조광선 프로젝트매니저(현장소장)는 "위카와 업무 분장을 할 때 탱크 2기 등 주요 분야는 우리가 맡고 위카는 나머지 토목, 건축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면서 "메인 기술을 우리가 맡고, 규모가 큰 기자재 투입이나 구매까지 담당해 '알짜'는 다 챙기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주처에서 우리 기술력을 놀라워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에 대해서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자랑했다.

■LPG 탱크 기술 세계 최고수준…추가 수주 기대

LPG 터미널 분야에서 포스코건설의 네임밸류는 매우 높다. 국내에서도 광양LPG터미널, E1 등에서 LPG 저장시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꾸준히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칠레곤 LPG 터미널 프로젝트는 일본, 대만, 인도 업체를 제치고 따냈다.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의 특성상 가정용 프로판가스 등 LPG 소비량이 국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에 저장탱크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인도네시아 칠레곤 LPG 터미널도 현지의 강력한 니즈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마트라섬 자체가 자바섬보다 에너지 수송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남쪽 지역은 특히 낙후돼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국내 에너지 분배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내년 11월로 예정된 인도네시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연임을 위해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중요하다고 했다.


페르타미나는 자바섬 동쪽의 수라바야에 새 터미널을 지을 계획이고, 포스코건설이 현재 시공 중인 탄중세콩에도 추가 2기 탱크 설치를 위한 부지가 확보돼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추가 발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포스코 건설은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추가 수주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 소장은 "현지에 파견된 한국 직원들은 요일에 관계 없이 매달 6일씩의 연차를 돌아가며 쉬고 있다"면서 "내년 6월로 예정된 준공일을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발주처도 공정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것에 대해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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