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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 "서울 미래유산, 훗날 빛나는 보물 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2 17:10

수정 2018.03.22 17:10

근현대 자산 451건 선정.. 가치 공유.보존 위해 최선
폐업 위기였던 '공씨책방', 기업 후원 맺고 이전 도와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

"100년 후에는 빛나는 보물이 되어 미래 서울의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역사문화 자산이 될 것입니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사진)은 "급격한 사회변화 속 근현대 서울 사람들의 삶과 기억을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 그 인식조차 형성되지 못한 채 쉽게 잊히고 있다"며 "서울시에서는 '문화재'로 대표되는 보존의 울타리에 속하지 못한 서울의 근현대 유산들을 2013년부터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해 그 가치를 공유해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미래유산은 서울 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을 지닌 문화유산"이라 강조한다. "전체 451건의 서울 미래유산이 '서울역 고가도로', '윤극영 가옥' 등 손에 잡히는 것에서부터 '광장시장', '창신동 봉제마을'과 같은 장소적 의미를 지닌 공간 뿐 아니라, 대중가요 '마포종점'과 소설 '오발탄' 같은 무형 유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선정된 것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미래유산 제도는 우리 주변의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널리 알려,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보존하도록 하는 정책이지만, 긴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경우 서울시가 지원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며 지난 12일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로 재탄생한 '체부동 성결교회'를 그 예로 들었다.
87년 역사를 간직한 이곳은 프랑스식과 영국식의 두 가지 벽돌쌓기 방식을 동시에 지니는 등 그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됐으나, 서촌개발에 따라 2014년 한 중국인 사업가가 매입을 시도하는 등 존폐의 위기를 맞았다. 그는 "교회 건물을 지키고자하는 지역주민과 교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6년 서울시가 건물을 매입했고 지역 주민의 생활문화 거점으로 새 단장시켰다"고 전했다.

1975년 문을 연 한국 최초의 민간 소극장인 삼일로 창고극장 역시 비슷한 사례다. 그는 "창고극장의 경우, 70년대 소극장 운동의 열정과 정신이 녹아있는 곳으로서 2013년 서울 미래유산에 선정됐으나, 2015년 10월 운영난으로 인해 폐관을 맞았다"며 "서울시는 해당 건물을 장기 임차함으로써 멸실 위기를 넘겼고, 연극인들의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위한 작품 제작.연습공간 등으로 올해 6월 다시 문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1세대 헌책방인 '공씨책방'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으나 지난 해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영업 중단 위기에 처하자, '서울장수막걸리'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임대료 후원을 통해 '공씨책방'이 근처로 이전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그는 말했다.


서울시는 젠트리피케이션 등 환경 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영세한 미래유산에 대해서는 새로운 지원책 마련에 나선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서울 미래유산 맞춤형 지원제도'가 그 출발점이다.
그는 "기존에는 미래유산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가치 있는 유산을 지켜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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