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복시 매출약화 우려
보잉, 경쟁사 에어버스에 수주물량 뺏길 가능성 커
보잉, 경쟁사 에어버스에 수주물량 뺏길 가능성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물리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이 대응에 나서면 중국 시장 매출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와 이에따른 기업 실적 악화 전망으로 미 금융시장도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월스트리트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상승폭이 27%에 이르기도 했다.
■ 벌벌 떠는 美기업들...항공.반도체 등 피해 커
CNN머니,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과 지적재산권, 일자리를 지켜내겠다며 칼을 빼어든 대중 관세폭탄은 역설적이게도 미 기업들에 칼끝을 향하는 꼴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최대 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물릴 계획이다.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미 대기업들 상당수가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체는 항공사 보잉이다. 지난해 보잉의 중국 매출은 총매출의 13%에 육박하는 120억달러 가까이 됐다. 무엇보다 보잉이 최근 경쟁사인 에어버스를 누르고 상승세를 타는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수주물량을 옮기면 보잉은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보잉은 중국이 앞으로 20년간 1조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상당액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 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 역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내 매출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애플은 전체 매출의 20%를 중국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반도체 업체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론, 퀄컴 등도 중국 시장 비중이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도 지난분기 총 매출의 15%인 12억달러어치를 중국 시장에서 팔았다.
■ 시장 패닉..공포지수 변동성 2007년이후 최고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지면서 급랭하고 있다. 올들어 뉴욕증시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던 트럼프의 '무역전쟁' 우려가 본격화하게 된 탓이다.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뉴욕증시 공포지수인 VIX는 이날 장중 상승폭이 최대 27%에 이르렀다. 뉴욕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는 20% 넘게 오른 적이 올들어 벌써 5번째에 이른다.
이때문에 VIX 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OV(VIX of VIX)는 올평균 113.73을 기록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하는 등 금융위기의 전조가 됐던 2007년 이후 분기 평균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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