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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CC "中 IT 업체에 조치 취할 것" 안보·경제 위협 경계 고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5 16:21

수정 2018.03.25 16:21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조만간 화웨이 등 중국 정보통신(IT) 업체들에 대해 '적극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장비·기기를 사용하는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에 대해 보조금을 제한하는 안이 거론된다.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 IT 업체들에 대해 미 정부는 사이버 안보·경제 위협을 우려하며 적극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짓 파이 FCC 의장은 지난 20일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화웨이와 중국의 다른 기술 기업들의 스파이 위협에 대한 의회의 우려를 공유한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적극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CC는 이르면 오는 26일께 관련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화웨이 등 중국의 장비나 기기를 사용하는 미 이동통신업체들에 대한 보조금 제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최근 화웨이가 미국 내 지방의 소규모 무선·브로드밴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는데 대한 조치로 보인다. 현재 미 정부는 지방에서 브로드밴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미 업체들에게 연간 80억달러(약 8조6320억원)에 달하는 '유니버설 서비스 펀드'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FCC는 화웨이와 통신장비 ZTE를 포함해 중국의 모든 통신장비업체를 겨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 정부는 중국 IT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국가정보국(DNI), 연방수사국(FBI)을 포함한 6개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해킹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톰 코튼(아칸소)과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등 공화당 소속 두 상원의원은 화웨이나 ZTE의 통신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미 상원에 발의했다.

이 때문에 중국 IT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길은 번번히 막히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초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 등과 손잡고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려 했지만 국가안보 우려를 제기한 미 정부의 저지로 백지화됐다. 1월 말에는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도 화웨이에 퇴짜를 놨다.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는 최근 화웨이 제품 판매 중단 계획을 밝혔다.

싱가포르 회사인 브로드컴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 인수에 나섰다가 거래가 무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며 이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의 기술기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안보·경제 위협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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