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현장르포] 1호선 구일역 인근 '귀뚜라미보일러'가 만든 '테니스장'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9 17:05

수정 2018.03.29 17:05

바닥에 먼지 빨아들이는 '환기 시스템' 뛰어나
최진민 귀뚜라미 회장의 테니스 저변확대 의지 반영
주민들에게 자유롭게 개방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 전경. 약 6만 6112㎡ 부지에 실내 코트 3면, 실외 코트 3면으로 구성됐다. 바로 옆 고척 스카이돔 야구장과 축구장, 풋살장과 함께 '지역 랜드마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 전경. 약 6만 6112㎡ 부지에 실내 코트 3면, 실외 코트 3면으로 구성됐다. 바로 옆 고척 스카이돔 야구장과 축구장, 풋살장과 함께 '지역 랜드마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인근에는 잘 만들어진 테니스장이 있다. 보일러 전문기업인 귀뚜라미보일러가 만든 테니스장이다. 귀뚜라미보일러와 테니스장,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테니스장에 귀뚜라미보일러의 냉.난방 기술력과 환기시스템 등이 모두 접목됐다는 설명을 듣고 이해가 갔다.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는 귀뚜라미그룹 50년 기술력을 집대성했다. 우리의 기술력으로 제2의 정현을 육성하겠다"는 게 귀뚜라미보일러의 야심이다.

최근 방문한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는 접근성이 뛰어났다. 구일역 2번 출구로 나오면 테니스코트와 이어진 길이 나온다. 이 길은 귀뚜라미그룹이 크린 테니스코트를 세우며 새로 닦아 기부한 것이다. 테니스코트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 대표 건물'로 키우고 테니스 분야 저변을 넓히기 위한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는 약 6만6112㎡ 부지에 실내 코트 3면, 실외 코트 3면으로 구성됐다.

크린 테니스코트의 최대 강점은 쾌적함이다. 크린 테니스코트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높은 천장이었다. 테니스는 종목 특성상 공이 높이 치솟을 일이 없지만 크린 테니스코트는 지붕이 높다. 귀뚜라미 환기시스템으로 외부 공기를 실내로 빨아들이기 위해 건물을 높게 설계한 것이다. 좌우 벽면에 내부 공기를 빼내고 외부공기를 집어 넣는 '공기 배관' 설비가 갖춰져 있다. 환기 시스템 가까이 다가가자 바닥으로 떨어지는 외부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건물 바깥 공기와 안쪽 공기의 온도가 달라 환기 시스템의 성능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른쪽 배관은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외부로 배출하고 왼쪽 배관은 지상 30m 위의 실외공기를 빨아드려 실내에 뿌린다. 단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외부 공기가 좋지 않을 땐 시설 가동을 하지 않는다. 크린 테니스코트에는 총 4대의 대형 냉.난방기가 설치됐다.

크린 테니스코트의 '비밀무기'는 바닥에 설치된 '바닥 환기 시스템'이다. 바닥환기 시스템은 테니스 코트 1면마다 그물 바로 아래 4개와 코트 양쪽 끝에 각각 4개씩 총 12개가 설치됐다. 테니스 공에서 떨어져 나온 부산물을 긁어 모아 바닥 환기 시스템 근처에 떨어트리자 바닥환기 시스템이 즉각 먼지를 빨아드렸다.

김영환 전 국가대표 테니스팀 감독은 "실내 테니스코트장에서 가장 많은 먼지가 발생하는 장소는 공이 네트와 부딪히는 그물 바로 아래와 선수들이 가장 많이 뛰어다니는 코트 양쪽 끝"이라며 "공이 라켓에 부딪히고 선수들이 뛰어다닐 때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생활을 하며 전세계를 돌아다녔지만 이런 바닥 환기 설비를 갖춘 테니스장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그룹은 테니스코트와 함께 갖춰진 분수 시설과 커피숍 등 부대시설을 주민들에게 자유롭게 개방하고 있다. 테니스장 이용도 자격 제한이 없다. 누구나 신청만 하면 이용할 수 있다. 테니스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4명의 전문 강사진이 테니스 수업을 진행한다. 테니스장을 방문한 오전 시간에도 일 대일 레슨을 받는 수강생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귀뚜라미그룹이 크린 테니스코트를 세운 가장 큰 이유는 '테니스 저변'을 넓히겠다는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이명호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 대표는 "많은 테니스 유소년 유망주들이 세계적 테니스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땀흘리고 있지만 마땅한 연습시설이 없다"면서 "최진민 회장을 비롯한 귀뚜라미그룹 내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주당 250여명의 테니스 수업 수강생과 300여명의 일반 시민이 테니스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크린 테니스코트는 기본적으로 수익 사업이 아닌 테니스 저변 확대와 시민 체육활동 강화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귀뚜라미그룹의 기술력으로 다양한 테니스 인재를 육성해 '제2의 정현'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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