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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품 걷어내다 블록체인 성장씨앗 들어내면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9 17:28

수정 2018.03.29 21:28

과학의 눈으로 본 블록체인 미래 신산업 토론회
“활용할 영역 무궁무진해.. 대한민국 먹거리로 키워야”
산.학.연.관 80여명 한목소리
"거품 속에 숨겨진 성장씨앗까지 함부로 걷어내선 안 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학기술계에서 나왔다.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가상화폐가 지나친 투기광풍을 몰고왔지만, 핵심기술인 블록체인까지 '걷어내야 할 거품'으로 여겨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과사회발전연구회와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공동대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송희경 자유한국당.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의 눈으로 바라 본, 블록체인기술이 미래 신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산.학.연.관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을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 시켜야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가상화폐, '하늘이 준 선물' vs '사회부작용 우려'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부의 설익은 규제들이 산업 성장을 더디게 만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대로 인문학계에선 투기 광풍 등 블록체인기술이 가져올 사회 부작용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화폐가 사라지고 난 뒤 전 세계 금융시장을 이끌어나갈 잠재력 있는 시장"이라며 "가상화폐는 하늘이 문재인 정부에게 준 큰 선물이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플랫폼 사업자들만 혜택을 누리던 이전 산업생태계와 달리 가상화폐를 매개로는 모든 참여자가 이익을 나누는 공유시스템이 구현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을 기존 틀 안에서 규제하려다 보면 많은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문학계를 대표해 주제발표에 나선 정원섭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교수는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적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기열풍이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무리 분산적 망구조로 기술 안정성을 담보하고 있다 해도, 근본적인 인간의 오류를 간과할 수 없다"며 "블록체인 기술 개발자와 사용자 간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궁무진 블록체인 활용법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시킬 수 있는 산업에 대한 소개와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제안이 쏟아졌다.

신민호 K-CHAIN 최고기술책임자는 "의료기록이나 사회기부 내역, 부동산 정보 등을 가상형태로 만들어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며 "현재 기술연구와 사업개발이 함께 가고 있는 상황으로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남식 아주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구글 어시스턴트나 애플 시리와 같이 데이터를 브랜드화 시키는 사업을 통해 브랜딩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며 "플랫폼을 이끌 블록체인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제안했다.


김태완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발전을 위해선 소수의 뛰어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스라엘, 영국 등에 글로벌 R&D센터를 만들어 젊은 청년들을 진출 시키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한편, 최근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북한의 가상화폐 시장을 주목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유치원에서부터 IT 영재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비트코인 강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가 벤치마킹 해야할 뿐 아니라 남북관계가 풀려 북한 인력을 우리가 쓸 수 있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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