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소방과 마찬가지로
공공서비스 차원서 풀길
수도권 아파트단지에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환경부가 2일 폐비닐 수거를 거부한 업체를 설득하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서면서다. 애초 이들 업체는 중국의 폐자원 수입 규제로 수출이 막히자 이달부터 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수거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1일 폐비닐을 버리지 말라는 경비원을 한 주민이 폭행하는 불상사까지 빚어졌다. 이에 청와대가 관심을 표명하면서 환경부가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형국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뒷북 대응이라도 잘해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공공서비스 차원서 풀길
이번 사태는 진작에 예고됐다. 지난해 7월 중국이 발전용 등으로 쓰던 폐기물 수입 금지를 선언했을 때부터다. 올해 유럽.미국 폐지가 쏟아져들어오면서 폐지 가격도 급락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폐지 재활용에서 남긴 돈으로 비닐 등을 재활용하던 수거업체들이 낮은 마진을 이유로 손을 들면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현장에서는 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지자체는 관련법과 조례에 어긋난다며 이를 막아 왔다. 결국 이들 환경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맡지 않고 공동주택과 주민과 문제라며 수수방관하는 사이 문제가 곪아터진 꼴이다.
2일 환경부의 긴급조치로 폐비닐 등을 당분간 재활용 분리수거키로 해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이를 종량봉투에 담아 매립지와 소각장에서 처리할 경우 비용도 문제이지만 환경오염은 더 극심해진다. 시민들도 이런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생활 편의를 위해 비닐, 스티로폼 같은 화학제품을 남용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환경부가 재활용 업체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관련 규정을 고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생활폐기물 처리를 언제까지 재활용업체에만 의존할 것인가.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놔선 폐기물 재처리기술 개발도 요원하다. 우선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민의 불편부터 해소해야겠지만, 쓰레기 처리 문제도 장기적으로는 치안과 소방처럼 국민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라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해 집행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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