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방배초 인질극… 학교보안관 신분증 확인 안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2 17:14

수정 2018.04.02 17:14

"졸업증명서 떼겠다"며 방문.. 경찰 대치 1시간만에 검거
범인 간질증상 일으켜
2일 양모씨(26)가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검거된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여성이 딸을 품에 안고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양모씨(26)가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검거된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여성이 딸을 품에 안고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낮 서울 도심 초등학교에 20대가 침입, 초등학생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였다. 인질범은 "졸업증명서를 떼겠다"며 학교에 들어갔고 학교보안관은 그의 출입기록을 작성하지 않는 등 학교의 외부인 출입 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서울 방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양모씨(26)가 방배초등학교 졸업생이라며 졸업증명서를 떼겠다고 학교를 방문, 행정실을 지나 방배초 별관 가온누리터에 있는 교무실을 찾았다. 학생들이 있는 본관과는 별개 건물이다. 양씨는 마침 쉬는 시간이어서 교무실로 학급 물품을 가지러 온 학생 6명 가운데 4학년 A양을 붙잡고 흉기를 들이대며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양씨는 A양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아이를 보내달라"는 학교 관계자들과 대치를 시작했고 학교 보안관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협상팀과 경찰특공대의 공조로 양씨를 제압, 낮 12시 40분께 검거했다.

A양은 무사히 풀려났다. 학교측은 당시 "교내 방송을 통해 '문을 잠그고 아무 데도 가지 말라'고 공지했다"고 전했다.

이날 교내 인질극 소식이 알려지자 방배초 학부모 100여명은 학교 앞에 모여 불안해 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치지는 않았을까 우려하다 피해 학생은 물론, 다른 어린이들도 무사한 것으로 밝혀지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학교 관계자는 양씨가 방배초 졸업생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학교보안관이 절차상 학교를 출입하는 민원인으로부터 신분증을 제출받아 출입기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학교측은 "양씨가 젊은데다 졸업생이라고 해 보안관이 그 부분을 놓친 것 같다"며 "평소에는 신분증을 제출받지 않은 적이 없고 이번에 공교롭게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학생상담기구인 위(Wee)센터 직원들을 보내 학생 심리안정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학교측도 학교 출입을 강화해 후문을 폐쇄하고 정문으로만 출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씨는 간질 증상을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경찰은 양씨가 회복하는대로 정확한 범행 이유 및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용준 기자

doo@fnnews.com 이두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