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차움은 3일부터 이틀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분산경제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분산컴퓨테이션'이라는 주제로 키노트 강연에 나서 블록체인 기술의 기반인 암호학을 활용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자인 내가 왜 이캐시라는 전자화폐를 만들었는지 생각해보면 암호를 사용해 내 정보를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함"이라며 "사이버펑크 운동과는 조금 다르지만 개인의 권익과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 가상화폐 기술이다"고 말했다.
차움 박사는 35년전 UC 버클리 대학원 시절 암호학에 투신했다. 이후 세계암호학회(IACR)를 창립하고 이캐시를 개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가 선보인 기술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기술은 '은닉서명' 기술이다. '은닉서명'은 암호학을 금융거래에 접목한 첫 시도다. 돈을 송금할때 송금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도록 암호화하는 것이다. 누가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받는 사람은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를 블록체인으로 들썩이게 만든 장본인인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일까. 차움 박사는 블록체인 기술이 궁극적으로 직접 민주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암호학으로 사람들의 사생활을 지키는 것에서 나아가 국가의 통치 방식(거버넌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다소 극단적일 수 있지만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 직접 민주주의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분산경제포럼에는 데이비드 차움 박사를 비롯 이안 그릭 금융암호학자, 데이비드 슈와츠 리플 암호학자,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대표이사 등의 전문가들이 블록체인과 기존 산업과의 융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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