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재미는 물론 소통에 활력 불어넣어"
"갤럭시S9을 기획할 때 초점을 맞춘 것은 나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기존에도 이모티콘(이모지, 캐릭터)은 많았지만 나를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다. 이용자들이 이모지라는 도구로 내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지인과 소통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재미가 배가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은 '소통'을 강조한 제품이다. 특히 요즘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숙한 이모지를 나와 비슷한 생김새로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해 '내가 주인공이 되는' 소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에서 갤럭시S9을 기획한 조원형 프로와 이지원 프로도 시각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읽고 제품을 구상했다.
조 프로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도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하고, 대화의 내용도 텍스트보다 이모지 등 시각적인 도구를 많이 활용하더라"며 "이런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AR이모지 같은 기능을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도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R이모지는 전면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을 스캔한 뒤 나를 닮은 이모지를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이 이모지로 18가지 종류의 스티커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스티커 종류를 54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카메라도 동영상 촬영에 익숙한 세대들이 더 쉽고 간편하게 특별한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X)을 개선하고, 슈퍼 슬로우 모션이라는 초고속 촬영 모드를 지원한다.
이 프로는 "요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자신이 만든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며 "더욱 관심을 받을 수 있거나 재미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를 원하는데, 과거에 고사양 카메라로만 만들 수 있었던 콘텐츠를 갤럭시S9의 슈퍼 슬로우 모션 기능 등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제품 활용 능력이 상향 평준화 되고, 국가별로 차이가 있었던 트렌드도 합쳐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들 간 기술력도 대동소이 해 UX나 소프트웨어의 차별성 등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조 프로는 "과거에는 특정 국가를 위한 기능을 넣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공유하는 감성이 비슷해지면서 공통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며 "기존 텍스트 위주의 소통에서 비주얼 소통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동영상 촬영 기능에 특수효과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기획을 한다"고 말했다.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기획하기 위해선 현재가 아닌 향후 2년간의 시장 트렌드를 미리 정확하게 예측해야 한다. 보통 제품을 구매하면 2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이다.
조 프로는 "삼성전자가 후발주자였을 때는 시장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무리한 기능을 넣기도 했는데 잠깐의 관심을 유발할 수는 있었지만 장기적인 생명력을 갖진 못했다"며 "지금은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해 실제 제품에 적용됐을 때 이용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이 프로는 "AR이모지나 슈퍼 슬로우 모션처럼 잘 알려진 기능 외에 여자들도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도록 개선된 UX를 자랑하고 싶다"며 "과거에는 카메라를 가로로 찍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세로로 많이 찍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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