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토벌대·무장대 시각으로 보면 영원히 해결 안돼"
[제주=좌승훈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4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주4·3을 ‘남로당 좌익 무장 폭동’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브리핑룸을 방문해 ”과거사 치유와 앞으로의 미래를 얘기하고 있는데 단편적 팩트로 들어가 제주 4.3이라는 특정 날짜와 남로당 책임 등을 말하는 것은 사실여부를 떠나 전혀 4·3 추념일의 취지와 맞지 않는 매우 부적절한 멘트였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3일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참석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월 3일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위원장인 김달삼이 350명의 무장 폭도를 이끌고 새벽 2시에 제주경찰서 12곳을 습격했던 날"이라며 "이날을 제주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된 날로 잡아 추념한다는 것은 오히려 좌익 폭동과 상관없는 제주 양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할 때 제주 4.3은 '공산폭동'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에대해 "해마다 4월이 되면 제주 4.3을 이념과 과거의 시점으로 끌고 가 재단하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홍 대표의 발언은) 과거사 치유와 해법이란 점과는 전혀 각도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토벌대나 무장대 시각으로 접근하면 제주 4.3은 영원히 해결이 안된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할 것을 특정 집단이 이념 잣대를 내세워 자기만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정당성을 차지하려는 것은 역사에 대한 오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또 "(추념식에서)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할 지 귀를 세워 들었는데, '정부가 책임을 갖고 앞으로 모든 것을 해나가겠다‘는 말이 유족이나 제주도 입장에서는 가장 무게감 있게 들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극복해 서로의 잣대를 공유하는 정치로 나가자는 대통령의 추념사도 크게 와 닿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 지사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4.3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우선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심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총론에 대해서는 전부 찬성 입장이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불확실성이 있다"며 "3일 추념식에 참석했던 많은 정치인들이 협조한다는 말을 했으니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을 유족회가 함께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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