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가 심은 이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우리 아이 그늘 되겠죠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4 17:13

수정 2018.04.04 17:13

유한킴벌리 '신혼부부 나무심기'..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34년간 지속
신혼부부·회사 임직원·산림청 관계자 등 600여명, 식목일 앞두고 전나무 등 8000그루 나무 심어
유한킴벌리가 식목일을 앞두고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개최한 '2018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묘목을 심고 있다.
유한킴벌리가 식목일을 앞두고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개최한 '2018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묘목을 심고 있다.

【 화성(경기도)=박소연기자】"화천 양묘 센터에서 올해 북한에 심을 묘목이 첫 생산된다. 저희는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다. 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에 나무심기가 재개되길 바란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는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개최한 '2018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최근의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 아니냐"면서 "모쪼록 남북관계가 잘 풀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혼부부 나무심기'는 유한킴벌리가 34년간 지속한 사회공헌 활동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일환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국유지 일대에 14만㎡의 '신혼부부 숲'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유한킴벌리는 1984년부터 34년간 시민참여 나무심기, 학교숲 만들기, 동북아사막화 방지, 북한 산림황폐지 복구, 여성환경리더양성 등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숲과 사람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도시숲, 공존숲, 미래숲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北에 묘목 보낼 준비 완료"

최근 미세먼지, 황사 문제로 대기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에 식목일을 앞두고 열린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에는 신혼부부 400명을 비롯해 유한킴벌리 임직원, 산림청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나무, 산벚나무 등 4종의 나무 8000그루를 심었다.

유한킴벌리는 1999년부터 북한에 약 1300만 그루에 해당하는 나무종자와 묘목 지원사업을 진행했지만 2009년 이후 중단됐다. 올해 유한킴벌리는 사업 재개를 위해 생명의숲, 산림청과 함께 연간 45만본의 묘목을 생산할 수 있는 '화천 미래숲 양묘센터'를 완공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올해 소나무 15만본이 첫 출하될 예정"이라면서 "기회가 된다면 이 묘목들이 북측이나 비무장 지대의 숲 복원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1910년 70%였던 한반도의 숲은 2015년에 약 52%로 줄어든 상태다. 북한 산림 황폐화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북한에서는 지난 20년간 매년 여의도 면적의 약 430여배에 달하는 면적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산림 황폐화로 인해 크낙새, 반달가슴곰 등 70여 종의 야생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녹색댐 기능의 약화로 우리나라도 임진강 범람 등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한반도 생태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가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진행된 '2018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 묘목을 심고 있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가 지난 3월 31일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진행된 '2018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 묘목을 심고 있다.


■"나무심기로 환경 보호 일조하고 싶어"

이날 나무심기에 참가한 신혼부부들은 저마다의 바람을 갖고 한 땀 한 땀 나무를 심었다. 경남 통영을 출발해 이틀에 걸쳐 온 커플, 산림과 시절이 그리워 신청한 커플 등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참가자 노희진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결혼을 하게 돼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체육'을 야외에서 못하고 실내 수업으로 대체해 속상했다"면서 "이렇게 나무를 심으면 미래에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 강윤경씨는 "작년에 인터넷 배너보고 너무 하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안 돼서 1년을 기다려 또 신청했다"면서 "나무를 심는 것은 신혼부부들한테는 뭔가 새로운 시작을 같이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의 경쟁률은 15대 1을 기록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나무심기와 숲 가꾸기는 가장 정직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라며 "14만㎡의 신혼부부 숲은 매년 2300kg 이상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혼부부 숲은 꽃나무와 활엽수 4만여 그루가 어우러지는 숲으로 조성된다.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보호, 지역 어린이들의 숲체험교육, 그리고 지역주민의 휴식과 휴양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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