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통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증권의 공매도 거래량은 58만8713주를 기록했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226억7140원에 달했다.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상장 이래 최대치이다.
공매도 거래량이 전날 1만3377주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매도 물량은 40배 넘게 뛴 것이다.
전체 거래량도 폭발하며 2080만주를 넘어섰다. 삼성증권의 직전일인 5일 거래량이 50만주였던 점을 고려하면 40배 넘게 뛴 것이다.
삼성증권 사태에 삼성증권 매매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삼성증권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없는 주식이 가공돼 매도되고 유통됐다는 점에 주목, 불법거래인 무차입 공매도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공매도와 유령주식이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줄잇고 있다.
이날 게시판에는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의 청원이 11시 현재 10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청원 시작 후 30일 안에 동의 10만 건이 넘는 청원에 대해 답변을 내놓는다.
이처럼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은 "본인 계좌에 실제로 숫자가 찍힌 것을 보고 거래해 공매도 거래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도 가공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시스템을 점검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소송 등 불필요한 과정 없이 피해보상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삼성증권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삼성증권의 배당착오 처리와 관련해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삼성증권 배당착오 처리 경과 및 원인, 매매체결된 주식관련 결제 이행 등 문제 점검, 매매 제도 및 시스템 등 문제점 점검, 기관별 향후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된다.
앞서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금 입금일인 6일 삼성증권 담당직원이 '배당금'란에 착오로 현금이 아닌 주식 수를 잘못 입력해 주당 1000원 대신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황당한 실수를 했다. 이에 일부 직원은 잘못 배당된 주식 중 500만주 가량을 급히 팔아치워 주가가 장 초반 11%의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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