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가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00만 달러) 그린재킷을 걸쳤다. 리드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35야드)에서 열린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에 버디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리드는 이날만 5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리키 파울러(미국)의 추격을 1타차 2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98만 달러(약 21억1000만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승째를 생애 첫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리드는 3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하며 우승 가능성을 밝혔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순항하던 리드는 앞선 사흘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반에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받아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리드는 후반들어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았지만 12번홀(파3)과 14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았다.
이후 17번홀(파4)까지 3개홀에서 연속 파를 잡으면서 1타차 선두를 지킨 리드는 마지막 18번홀(파4)을 남겨 놓은 상태였다. 1타차 2위로 먼저 경기를 끝낸 파울러가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리드는 166야드 지점에서 두 번째샷을 날렸다. 그리고 볼은 핀을 6m 가량 지나쳐 내리막 라인에 멈춰섰다. 투 퍼트만 하더라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리드의 버디 퍼트가 홀을 1m 가량 지나쳐 멈춰섰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왜 '캡틴 아메리카'라는 닉네임이 붙였는지 입증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드는 2년전 라이더컵 맹활약으로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을 얻었던 승부사다. 리드는 한 치의 흔들림없이 침착하게 파퍼트를 홀에 꽂아 넣으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이날 하루에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단독 3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스피스는 경기 한때 공동 선두까지 오르며 우승권을 위협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오는 바람에 3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스피스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골프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오늘 다시금 깨우쳤다"는 말을 남기며 오거스타를 떠났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티샷과 퍼트에서 애를 먹어 2타를 잃고 공동 5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에 그쳤다. 버바 왓슨(미국), 카메론 스미스(호주),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매킬로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존 람(스페인)이 단독 4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에 입상했다.
3년만에 오거스타 무대를 밟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지막날 3언더파 69타를 쳐 체면치레를 했다.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한 우즈는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4위(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재미동포 아마추어 덕 김(22)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가장 순위가 높은 공동 50위(최종합계 8오버파 296타)로 대회를 마쳐 실버 메달을 목에 걸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