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국민적 의혹 제기된 사건, 수사심의委 자문 적극 반영"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57.사법연수원 18기.사진)이 검찰 중립성을 확보하고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사건은 적극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자문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10일 대검찰청 부장.과장 등이 참여한 월례간부회의를 열고 "앞으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적극 회부, 외부전문가 식견을 사건처리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와 교수, 언론인,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사법제도에 학식과 경험을 갖춘 250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주요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 적법성을 평가하는 기구로, 올 1월 출범했다. 수사심의위 소집은 검찰총장이 결정하며 소집요구는 검찰시민위원회와 지방검사장이 할 수 있다. 시민위원 과반수가 소집을 찬성할 경우 검찰총장에게 소집을 요청하고 이 경우 검찰총장은 반드시 소집해야 한다.

지난 5일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첫 회의에서는 노동조합의 파업 관련 사건을 심의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의결했다. 문 총장은 최근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불이익을 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심의위원회에 자문을 구했다. 해당 사안은 13일 열리는 2회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다.

문 총장은 "수사심의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운용돼 검찰수사 중립성과 수사권남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도록 검찰구성원 모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총장은 이달부터 시행중인 '의사결정과정 기록화 지침'이 정착될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들이 힘써달라고도 주문했다. 이 지침은 구체적 사건처리에 관한 상급자의 지휘 내용과 대검의 일선 청에 대한 지휘 내용을 시스템에 기록하는 것이 골자다. '하명수사' 논란에서 탈피, 사건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크게 높이겠다는 취지다.

문 총장은 "제도시행 초기에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새 제도가 실무에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개혁의 대상으로 몰리며 어수선한 검찰 내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구성원들이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문 총장은 "검찰 안팎으로 엄중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검찰구성원들의 마음도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조금씩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변 동료들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4월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mail]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