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사태 후폭풍.. 주식시장 전체 불신 커져
공매도 등으로 불만 확산 "공정.투명한 시스템 시급"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 "피해자 보상기준 조만간 발표"
공매도 등으로 불만 확산 "공정.투명한 시스템 시급"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 "피해자 보상기준 조만간 발표"
"지금 같은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은 눈뜬장님처럼 당할 수밖에 없어요."
10일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성증권 삼성동점에서 만난 개인투자자 전모씨는 삼성증권 사태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한국 최고 회사라는 곳의 시스템이 이처럼 형편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어디에 호소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누굴 믿고 투자해야 하나' 시장불신 커져
지난 6일 벌어진 삼성증권 배당사고 이후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유령주식'이 유통되고, 주식을 매도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 규모는 2000억원에 달한다. 주식거래 중개자인 증권사를 앞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신규 투자자 유입에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주식 투자자가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세 전광판을 운영하는 유진투자증권 잠실지점에서 만난 60대 이모씨는 "작은 증권사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대형증권사에서 일어났다"며 "이번 일로 간접적인 손해를 본 사람도 많은데 그건 다 누가 책임지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박모씨(59)는 애초에 정말 사고였는지를 의심했다. 박씨는 "정말 '팻 핑거(입력오류로 인한 주문사고)'가 맞는지 모르겠다"며 "과거에 이런 방식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정했을지 누가 아느냐"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에 투자하기엔 자금이 부족하고, 은행 이자는 너무 낮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일로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고 덧붙였다.
■시장 신뢰회복 조치 급선무
정부는 증권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증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의 시스템적 문제"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28억개가 넘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전산상으로 발행돼서 거래됐다"며 "이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을 방문, 주식거래 시스템을 점검했다. 김 원장은 모든 증권사가 시스템 점검을 할 것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이번 일은 삼성증권에서 일어났지만 자본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남의 집 사고났다고 보지 말고 시스템을 잘 점검해서 투자자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태가 주식시장 전체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일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많이 훼손된 상황이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며 "신뢰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주식의 진위를 가리지도 않고 거래를 체결하는 증권사 시스템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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