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차이나는 클라스' 출연…11일 밤 9시 30분 방영
[제주=좌승훈기자] 제주4·3의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제주4·3의 참상을 폭로한 소설 ‘순이삼촌’의 현기영 작가가 재조명받고 있다.
현기영 작가는 4·3을 입 밖으로 내는 게 금기시됐던 군부독재시절,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되는 4·3의 진실을 담은 ‘순이삼촌’을 발표했다 군부로부터 고문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지만, 이후에도 4·3을 꾸준히 세상에 알려왔다.
이에 JTBC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는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제주 4·3의 비극을 국내에 최초로 폭로한 소설 ‘순이삼촌’의 현기영 작가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연다.
‘4·3이 머우꽈(4·3이 뭡니까)?’를 주제로 진행되는 강연은 유년시절 제주4·3을 직접 겪었던 현기영 작가를 통해 제주 4·3의 역사적 진실을 시청자에게 전할 예정이다. 강연은 오는 4월 11일 9시 30분에 방송된다.
현기영 작가는 특별강연 ‘4·3이 머우꽈(4·3이 뭡니까)?’에서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인 제주 조천읍 북촌리 마을에서 이틀간 400여명의 마을주민이 집단 학살된 사건 등 4·3의 참상을 풀어놓는다. 특히 당시 이승만 정부가 불법적인 계엄령 선포를 근거로 1948년 11월부터 1949년 3월까지 제주를 ‘빨갱이 섬 토벌’이란 명분으로 초토화 작전을 펼치며 약 9000여명이 숨지고 중산간 마을 130여 곳이 불타 없어지는 과정도 소개된다,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지난 4월6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에서 개최한 대담 ‘4·3을 말한다’에 참석한 현기영 작가는 제주 4·3의 비극적 참상에 대해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사건”이었다며 “4·3을 진실에 가깝게 보여주려는 노력으로 ‘순이삼촌’을 썼다”고 말했다.
현기영 작가는 대담 ‘4·3을 말한다’에서 “1948년 4.3의 기억 때문에 30여 년간 눈물을 제대로 흘리지 못했다”며 “4.3은 북도 남도 아닌 민족을 생각하고 통일된 정부를 원하고 친일파 청산을 원했던 이들의 저항이었고, 4·3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에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기영 작가는 또 “4.3 가해자들에 대한 진상보고서와 피해자는 없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역사상의) 재판은 필요하다”며 “(대통령 등이 나서 사과했지만)당시 책임이 있는 군인과 경찰 등도 제주도민에게 사과하는 절차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현기영 작가는 제주 출신으로 서울대 영문과 졸업하고 1975년 단편 ‘아버지’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집 ‘순이삼촌’, ‘아스팔트’, 장편 ‘변방에 우짖는 새’, ‘난민 일기’, ‘귀환선’ ‘바람타는 섬’ 등이 있다. 1986년 제5회 신동엽창작기금, 1990년 만해문학상, 1994년 오영수문학상, 1999년에는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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