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살인 및 일반자동차방화, 사체손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모씨(57)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지난해 1월 4일 새벽 전북 군산의 한 교차로 인근에서 아내 A씨(당시 53)를 살해한 뒤, 아내의 시신이 실린 차를 농수로 쪽으로 밀고 불태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2000년 A씨와 결혼한 최씨는 사업실패로 일정한 수입 없이 월세 40만원의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중 2015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경제적으로 더 곤궁해졌다.
병원비와 생활비 등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최씨는 아내와 아들, 본인 명의로 여러 보험에 무리하게 집중적으로 가입해 매월 보험료만으로도 100만원 이상을 부담하게 됐고, 아내에게 보험료 납임금을 요구하다 다투는 등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최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을 받기 위해 아내에게 위장 이혼을 요구했지만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아내에게서 거절당했다. 그러자 최씨는 평소 새벽기도에 다니는 아내와 교회에 동행하는 척 하면서 아내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 양손으로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때려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타고 온 승용차 안에 뿌리고 불을 붙여 전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1, 2심은 폐쇄회로(CC)TV 화면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 최씨의 자백 등을 토대로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1,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17년 동안 고락을 함께 한 피해자를 차량에 둔 채로 차량에 불을 질러 사체를 손괴함으로써 아직 어린 두 아들과 피해자의 다른 유족들의 추모 감정을 크게 훼손한 점 등에 비춰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질타냈다.
다만 “피고인은 살인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암 투병으로 인해 건강이 양호하지 않다”며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돼야 할 만큼 교화나 개전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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