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평오 KOTRA 사장이 "지난 56년간 중소기업 수출지원 대표기관이었던 KOTRA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강력한 내부 개혁을 이같이 주문했다.
권 사장은 "그동안 일자리 창출은 KOTRA의 부수 업무로 취급됐고 무역투자 진흥과 일자리를 연계해 고려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증가된 수출이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고 외국인 투자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은 KOTRA의 부업이 아닌 본업이 돼야 한다는 게 권 사장의 생각이다.
17일 KOTRA에 따르면 지난 2일 취임과 함께 내부개혁을 천명한 권 사장은 세부 혁신안 짜기에 한창이다. KOTRA는 혁신 로드맵을 이달 말까지 완성해 5월부터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본격 시행한다. 혁신안 세부안이 확정되면 권 사장은 취임 이후 첫 언론사 간담회 등을 통해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KOTRA 해외무역관장의 20%를 대외개방하고 현지직원 무역관장 승진, 주요 보직 공모제와 발탁인사 등 성과 중심의 인사관리를 할 예정이다. 상임이사 등 주요 간부보직은 공모제로 임명하고 연공서열보다는 능력 위주의 과감한 승진 발탁 인사도 확대한다. 또 본사인력을 10% 감축해 해외와 지방으로 전진배치하고, 신입사원은 입사 후 지방지원단에서 근무토록 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중소기업 현장과 일자리 창출 전시행사 등에서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일 취임식날 첫 공식일정도 인천 소재 절삭공구 수출기업 와이지원 방문이었다. 권 사장은 매주 1회 이상 고객사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권 사장은 "KOTRA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책임지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수출활동을 하는 중소기업 비중이 독일은 10.9%, 미국은 5.2%인 반면 우리나라는 2.6%에 불과하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KOTRA는 현재 37%에 불과한 중소기업 수출비중을 50%로 높이면 신규 일자리가 100만개 이상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해외취업 지원 무역관을 현재 24개소에서 50개소로 확대하고, 해외창업지원 거점 무역관을 새로 지정해 관련 정보제공과 행정지원, 사후관리를 적극 지원해 해외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예정이다. 또 문재인정부가 추진중인 중소기업 수출 지원에 KOTRA가 선봉에 설 계획이다.
KOTRA의 가장 큰 자산인 해외시장과 바이어 정보도 개방해 기업들뿐만 아니라 무역유관기관과도 공유할 계획이다. 외국인투자 유치에 있어서도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고용효과가 높은 투자를 적극 유치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관련 제도와 유치활동의 선진화를 가한다.
비효율적 행정관행 철폐에도 나서겠다고 권 사장은 선언했다.
권 사장은 "전자결재로 충분한 일을 상급자에게 보고하기 위해 줄 서지 말고, 보고서를 치장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는 데 전념해달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