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부분이 상사의 갑질을 경험했고, 이는 근무 의욕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재벌 3세의 갑질로 해당기업은 오너 리스크까지 빚어진 양상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98명을 대상으로 ‘갑질 상사 유형’에 대해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직장인들이 손꼽은 ‘갑질 상사’의 유형으로는 ‘본인의 기분에 따라 팀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기분파형’과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미꾸라지형’이 각각 20%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어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는 변덕쟁이형’이 19%로 근소한 차로 2위를 기록했으며, ‘사사건건 감시하고 지적하는 지적형(15%)’, ‘상사의 명령이나 의견에 무조건 순응하는 YES맨형(13%)’, ‘자신과 코드가 맞으면OK, 아니면 NO인 사내정치 조장형(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주관식 답변을 통해 제보한 상사들의 갑질 유형은 실로 다양했다. 부하직원의 성과를 본인이 한 것처럼 조작하는 ‘성과 가로채기’형, 일 안하고 월급 받는 ‘월급루팡’형 또는 ‘베짱이’형, 한번 회의를 시작하면 기본 2시간을 이어가는 ‘회의주의자’ 형 등 업무관련 사례는 물론, 상사 개인적인 심부름까지 시키는 ‘무개념’형, 직위를 이용해 성추행, 외모지적을 일삼는 ‘변태’형, 모든 대화에 욕설이 난무하는 ‘욕쟁이’형 등 직장상사 이전에 인성이 의심되는 사례도 수 건에 달했다.
이렇듯 무개념 행동에도 부하직원으로서 대처하기란 힘들었다. “문제가 있는 상사와 일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십니까?”의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가능한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한다’가 과반수에 달하는 46%로 1위였기 때문. 이어 ‘일할 때는 친한 척, 뒤에서는 뒷담화를 한다’(16%), ’본인이 이직한다’(15%)가 2,3위에 올랐다. 무시, 코스프레, 그마저도 안되면 절이 싫어 중이 떠나는 경우의 순이었다. ‘상사에게 직접 토로한다’(9%) 및 ‘상사보다 더 윗분에게 말씀 드린다’(4%) 등 상황을 직접 알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비율은 적었다. ‘상사가 이직하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8% 존재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부하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상사 상(像)은 무엇일까. 많은 응답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24%)’을 꼽았다. 이어 ‘팀원과의 수평적 소통 관계를 이끄는 모습(21%)’이나 ‘공과 사의 구분이 확실한 모습’ 및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각 15%),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는 모습(14%)’ 등도 상사들에게서 바라는 모습이었다.
인크루트 서미영 대표는 “최근 일부 총수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기업의 리스크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수직적인 사내 분위기와 직급의 권력화가 일상인 대한민국 기업문화에 대한 자정노력이 여느 때 보다 필요할 것”이라며 설문 소감을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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