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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따뜻한 국민연금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8 17:14

수정 2018.04.18 17:14

일자리 늘리기 고통분담.. 전직원 노동시간 단축 동참, 올 채용규모 239명으로 확대
어려운 이웃엔 가족처럼.. 고령 수급자에 후원품 전달, 홀몸어르신과 제주도 여행도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이지만 봉사활동도 적극적이다. 국민연금 직원들이 경로당을 찾아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이지만 봉사활동도 적극적이다. 국민연금 직원들이 경로당을 찾아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국민연금공단 노사는 전직원이 일자리 나누기로 청년채용에 동참한다는 내용을 담은 임금 단체 협약을 체결했다. 추가 채용에 대한 재원은 직원들이 임금 양보와 근로시간 단축으로 마련한다.
직원 스스로 재원 마련을 통해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는 처음이다.

#.국민연금 전국 109개 지사에서는 지역별 고령의 수급자 및 독거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해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말벗,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찾는 어르신들은 수급권 확인조사 업무중 알게된 고령 수급자와 독거 어르신이다.

국민의 노후 자금 630조원을 굴리며 '글로벌 금융업계의 큰손'으로 널리 알려진 국민연금이 젊은이에겐 일자리를, 어르신들에겐 온정을 제공하며 대한민국의 대표 사회복지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지난 설명절 때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으로 생활하는 87세 부산 거주 할머니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지난 설명절 때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으로 생활하는 87세 부산 거주 할머니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노사 모두 양보… '청년 일자리 확대' 결실

18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상반기 신규직원 공개채용에 들어갔다. 올해 채용인원은 사무직 219명, 심사직 20명 등 총 239명으로 지난해보다 50명이 늘어난 것이다.

국민연금이 신규직원 채용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공공기관 최초로 전 직원이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일자리 나누기 에 참여한 것이 주효했다.

1, 2급 직원이 평균 50만원의 임금을 양보했다. 3급 이하 직원이 초과 근무시간을 단축해 평균 33만원을 감액을 감수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17여억원. 국민연금은 상반기 신규 직원 공개 채용에서 50명을 더 뽑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30일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일자리 창출, 지역과의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에 앞장서기로 약속한 것의 일환이다.

공단 노사는 당시 국민이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상호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최경진 국민연금 노조위원장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에 전 직원이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지만 사회적 문제 해결에 우리 노조가 선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며, 노조의 이러한 노력에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앞으로 연금 제도와 기금운용에 새로운 길을 모색함과 동시에 국민이 주인인 연금을 만드는 큰 목표를 향해 모든 직원이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연금수급 가정 찾아 생필품 전달하고 함께 여행도

국민연금 직원들은 노후 자금을 다루는 기관으로 수급권 확인 조사 업무 중 알게 된 어르신에게도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인 봉사활동이 마음잇는 사회봉사다. 전국 109개 지사에서 각 지역별 고령의 수급자 및 독거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말벗,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전국 109개 지사의 직원들은 많게는 30명의 연금 수급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주고 있다. 혼자 사시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40가구에는 875만원을 들여 화장실 안전바 등 주거안전용품도 설치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들어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6일까지 실시된 23회차 마음잇는 사회봉사에서 전국 연금수급자 1100명에게 7700만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공단의 나눔은 또다른 나눔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지난 설명절 김성주 이사장은 부산에 거주하는 87세 할머니의 가정을 찾았다. 국민연금의 유족 연금으로 생활하는 할머니가 두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아들이 받기로 되어 있던 유족연금 34만원을 받아 10만원은 월세로 내고 나머지 일부를 동사무소에 기부하고 있었던 사연을 듣고 나서다.

김 이사장은 "어려운 처지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자기 몫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할머니를 찾아 전기요와 전자레인지를 전달했다.

국민연금은 마음잇는 사회봉사를 통해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총 스물세번에 걸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실버카, 폭염에 대비하기 위한 선풍기 등 2만2212명의 어르신들을 지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을 받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수급자 공감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홀몸 어르신 중 칠순, 팔순 등을 맞은 국민연금 수급자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수급자 공감여행을 통해 홀몸어르신 43명이 1박 2일간 제주도로 다녀왔다.
전국 노인종합복지관 대상 여행 참가자 모집을 통해 참가신청을 한 어르신들이다. 여행에 참여한 71세 할머니는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국민연금이 큰 힘이 되는데 이렇게 제주도로 여행도 보내주고 국민연금이 효자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네번에 걸쳐 160명의 어르신과 함께 공감여행을 다녀왔으며, 올해에도 공감 여행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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