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전주국제영화제
매년 5월을 영화로 수놓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내달 3일부터 열흘간 전북 전주 영화의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의 수는 역대 최대다. 전세계 46개국의 장편 202편, 단편 44편 등 총 246편의 영화가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이 붙은 올해 영화제는 사회 문제와 논쟁적 주제를 담은 작품들이 많다. 영화제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개막작과 폐막작이 대표적이다.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재일동포 정의신 감독의 '야키니쿠 드래곤'이다. 1970년대 일본 오사카에서 작은 야키니쿠(불고기) 가게를 운영하는 재일동포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재일교포의 애환을 다룬 작품이다. 한국 배우 김상호, 이정은과 일본 배우 마키 요코, 이노우에 마오 등이 출연한다.
폐막작은 웨스 앤더스 감독의 애니메이션 '개들의 섬'이다. 바이러스 전염을 이유로 쓰레기섬으로 추방된 자신의 반려견을 찾아나선 소년 아리타의 모험담을 그렸다. 신랄한 사회 풍자로 이름 높은 웨스 앤더스 감독은 국내에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년)로 알려진 감독으로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상영시간 40분 이상의 중편 또는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메인 경쟁 섹션인 '한국경쟁' 본선에는 '귀여운 여인'(감독 이승엽), '나와 봄날의 약속'(백승빈), '낯선 자들의 땅'(오원재), '내가 사는 세상'(최창환), '메이트'(정대건), '보이지 않는 오렌지에 관한 시선'(이준필), '비행'(조성빈), '성혜의 나라'(정형석), '졸업'(허지예), '한강에게'(박근영) 등 10편의 작품이 올랐다. 이중에서도 범죄에 빠져드는 탈북자들의 삶을 그린 조성빈 감독의 '비행', 원전 사고 이후의 재앙을 그린 오원재 감독의 '낯선 자들의 땅', 한국 사회의 단면을 비판적으로 파고든 최창환 감독의 '내가 사는 세상' 등이 주목할 만하다.
혁신적인 상상력과 스타일을 내세운 '프런트라인' 섹션도 기대되는 영화로 가득하다. 터키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한 페미니즘 영화 '홀리데이', 미국 문제를 논평하는 7시간50분짜리 다큐 '오제이:메이드 인 아메리카', 난민 소년의 눈으로 파리의 풍경을 그려낸 '파리는 날마다 축제' 등이 있다. 배우 구혜선이 감독으로 나선 두번째 작품도 전주에서 만날 수 있다.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된 '미스터리 핑크'는 양동근과 서현진이 주연을 맡은 9분짜리 단편으로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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