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천 초등생 살인 항소심 "김양 단독범행, 징역 20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6:59

수정 2018.04.30 21:03

공범은 살인방조로 감형
법원이 국민적 공분을 산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에 대해 1심과 달리 주범 김모양(18)의 단독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양(20)은 살인이 아닌 방조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에서 유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주범 김양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범의 위험성을 이유로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했다.

다만 박양에 대해서는 살인의 공모 공동정범이 아닌 살인방조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3년으로 감형했다.


앞서 김양은 살인 범행에 대해 박양의 거부하기 힘든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감형받을 수 있는데도 피해자에 대한 죄송한 마음에 박양도 범행을 공모했다고 진술했고 1심 재판부 역시 박양이 함께 살해를 공모했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박양이 김양에게 범행을 지시하거나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양의 반성문이나 법정 진술태도를 종합하면 피해자에 대한 진지한 사죄의 마음을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양의 구치소 동료 수감자의 법정 진술 등을 덧붙이면 박양의 공모.지시 여부에 대해 김양이 사실을 과장해서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양은 박양이 사건 발생 1주일 전부터 범행 대상과 방법, 장소, 시간 등에 대해 지시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모한 것으로 인정될만큼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했다"며 "검찰 질문에 맞게 진술하려 하는 등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변화되는 양상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박양이 김양의 범행을 실제상황으로 인식하면서도 살인을 방조한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는 현실에서 살인행위를 실행하려는 의사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양은 김양이 실제 살인 행위를 한다는 점을 미필적으로 나마 알고있었다는 게 인정된다"며 공소장 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방조죄에 유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양은 자신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피해자 사체의 일부를 쓰레기통에 버렸고 이에 따라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를 다시 만날 수 없는 심한 고통을 마주하며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질책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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