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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사별 아픔 딛고 승부사로 비상하는 문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2 00:00

수정 2018.05.02 00:00

경정선수 문안나.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경정선수 문안나.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하남=강근주 기자] 문안나(3기, A2등급) 선수가 아픔을 딛고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경정 팬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경정은 ‘수면 위에서 펼쳐지는 격투기’라 불릴 만큼 격렬한 레저스포츠인 만큼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은 유리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여성의 섬세함이 경주를 주도해 나가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성을 대표하는 박정아 선수가 개인 통산 251승을 기록했고, 결혼과 출산으로 공백기가 있었으나 개인통산 166승을 기록 중인 손지영, 149승의 안지민 선수, 142승을 기록 중인 이주영 선수가 그 예다.

여기에 문안나 선수가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즌 초반 고일수(5기) 선수의 불의의 사고로 사별을 겼었다. 많은 팬은 문안나에게 적잖은 걱정을 보냈지만 문안나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한층 더 성숙한 경기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안나는 2004년 경정에 입문했다. 데뷔 첫해 평균 스타트 0.40초, 시즌 1승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더구나 다른 여자선수에 비해 초반 경주 흐름을 빠르게 읽지 못해 대처능력이 떨어졌다. 급기야 평균 스타트가 0.45초를 기록하며 단 1승도 기록을 하지 못한 시즌(2006년)도 있었다.

그러던 중 문안나는 2010년 임신을 하며 한동안 미사리를 떠나 가사와 육아교육에 전념했다. 복귀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져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말도 나왔다.

문안나는 예전 과오를 다시 범하기 싫어 오랜 시간을 두고 차분한 훈련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려 복귀 시점을 늦췄다고 한다. 복귀는 2013년 후반에 이뤄졌다. 39회 차부터 출전해 총 6회 출전 중 3착 1회를 거뒀다. 비록 초라한 성적이지만 평균 스타트 0.35초로 출산 전보다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다음해인 2014년에는 평균스타트 0.27초, 1착 9회, 2착 9회, 3착 8회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9승 중 1코스 4회(인빠지기), 2코스 2회(찌르기), 4코스 3회(찌르기)로 인코스를 제외하면 아직도 주도적인 경주 운영보다는 전개로 승부를 펼친 점은 개선할 부분으로 남았다.

이후 문안나는 서서히 진화해 나갔다. 2015년에도 1착 9회를 기록했지만 2착이 18회를 기록할 정도로 한층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평균스타트(0.24초)가 좋아지고 있는데다 휘감기와 휘감아 찌르기를 병행해 주도적으로 경주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결국 문안나에게도 경정선수로서 정점을 찍는 시간이 찾아왔다. 2016년이 바로 그 해다. 1착 24회, 2착 18회, 3착 7회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 기간 중 문안나는 제10회 스포츠경향배 결승전 3코스에 출전해 휘감아 찌르기 전개 이후 역전 3착으로 생애 첫 대상경주 3위 성적을 기록했다.

그 여세를 몰아 쿠리하라배 결승전 2코스에 출전해 3위 입상을 기록하며 한 해 두 번의 주요 대회에서 우승은 없지만 순위권 진입에 성공하며 시상식 단상에 올라서는 영광을 얻었다.

2017시즌은 1착 10회, 2착 11회, 3착 14회를 기록하며 조금 주춤한 성적을 보였지만 2018시즌에는 개인적인 아픔을 딛고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19회 출전 중 1착 6회, 2착 6회, 3착 3회, 평균 착순점 7.75, 연대율 63.2%, 3연대율 78.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시즌 첫 대상경주인 스포츠월드배에서 당당히 도전장을 냈지만 아쉽게도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현재 문안나의 페이스는 상당히 좋다.
경정 전문가들은 문안나가 개인적인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강력한 의지력과 단조로운 찌르기 전개보다는 주도적인 스타트 승부를 펼친다는 점, 그리고 차분하게 경주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아져 최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6년 시즌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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