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씨름 선수 마동석의 ‘챔피언’
아들 바보 前레슬링 국대 유해진의 ‘레슬러’
이창동&유아인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버닝’
화려한 캐스팅의 범죄액션 ‘독전’
아들 바보 前레슬링 국대 유해진의 ‘레슬러’
이창동&유아인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버닝’
화려한 캐스팅의 범죄액션 ‘독전’
유해진, 마동석, 유아인,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스타들이 슈퍼히어로에 도전장을 던진다. 파죽지세로 8일만에 600만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기세에 숨죽였던 한국영화들이 5월 속속 개봉한다. 마블 스튜디오의 10주년 클라이맥스를 찍은 영화 '어벤져스'의 화력은 여전히 막강하기에 5월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가장 먼저 링 위에 올라온 작품은 '마블리' 마동석을 앞세운 '챔피언'과 유해진의 '레슬러'.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팔씨름 챔피언과 레슬러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마동석과 유해진라는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지한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1일 첫선을 보인 '챔피언'은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와 그를 통해 인생역전을 꿈꾸는 진기(권율) 그리고 갑자기 아이들과 함께 등장한 여동생 수진(한예리)의 챔피언을 향한 뒤집기 한판 승부를 그렸다.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는 팔씨름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마동석이라는 캐릭터가 만나 얼마나 시너지를 내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마블리'라는 애칭과 함께 '범죄도시' '부라더' 등 잇따라 흥행포텐을 터트리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마동석은 이 영화에 자신의 10여년간 미국 생활을 그대로 녹여냈다. 개봉을 기념해 실제 팔씨름 챔피언을 선발하고, 할리우드 액션스타 드웨인 존슨과의 팔씨름 대결이라는 특급 이벤트도 선보인다.
한 주 뒤인 오는 9일 개봉하는 '레슬러'는 유해진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다. 유해진은 과거 레슬링 국가대표였지만 이제는 동네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며 홀로 아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는 20년차 '프로 살림러' 귀보로 분했다. 아들이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인 '아들 바보'의 모습부터 집안일에 도가 튼 '살림 9단'의 모습까지 특유의 재치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왕의 남자'(2005년)의 광대 우두머리 육갑부터 '타짜'(2006년)의 노련한 도박꾼 고광렬, '전우치'(2009년)의 인간으로 변신한 개 초랭이,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년)의 재담꾼 철봉 등 코믹한 모습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쳤던 그는 원톱으로 나선 '럭키'(2016년), 현빈과 투톱을 이룬 '공조'(2017년) 등으로 확실한 흥행배우 자리를 꿰찼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복귀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영화다. 이달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71회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돼 수상 경쟁에 나선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과 속내를 꿰뚫었던 이 감독이 처음으로 그린 20대의 자화상이다. 자신의 연출작 3편이 연속해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고, 전체 연출작 6편 중 5편이 칸영화제에 서는 기록을 세운 이 감독이 또 한번 트로피를 거머쥐게 될지도 관심사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다. 17일 개봉.
김주혁의 유작인 '독전'은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김성령 등 화려한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관객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한국영화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범죄액션 영화로,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독특한 스타일의 장르 영화에 특화된 이해영 감독과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의 각본을 맡았던 정서경 작가가 손을 잡아 제작 단계부터 충무로 최고의 시나리오라는 입소문이 돌았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비주얼버스터'라고 불릴 만큼 강렬한 액션과 감각적인 미장센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24일 개봉.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