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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주거복합시설 인기몰이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7 16:36

수정 2018.05.07 16:36

오피스.상가 등 비주거지역
주거기능 합친 복합단지, 도심 공동화 차단에 도움
#. 지난달 말 청약을 마감한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는 평균 100대 1인 넘는 경쟁률로 마감됐다. 경기 안양시 서울지하철 4호선 범계역 인근에 위치한 이 단지는 오피스텔이지만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어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옛 NC백화점(평촌점) 부지여서 입지의 우수성이 입증됐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심의 오피스나 상가 등 비주거지역을 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생활인프라와 교통여건 등을 모두 갖춘 요충지에 위치해 입지 조건을 이미 검증받은 곳이다.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부지에 오피스텔 '대박'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과 30일 진행한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05.3대 1을 기록했다. 지상 43층 펜트하우스인 전용면적 84㎡는 6실 모집에 6464명이 몰려 무려 1077.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피데스개발이 공급하는 이 단지는 범계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이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20만명에 달하는 범계역 로데오거리 상권과 연결돼 있다. 반경 1㎞ 내에 14개 초.중.고교와 평촌학원가가 있어 생활 및 교육 인프라를 갖춘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8~9일 이뤄지는 계약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청약건수 만으로도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에 이처럼 많은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심 속에서 새로운 주거용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복합시설, 오피스텔 등의 희소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도심의 오피스나 상가에 들어서는 복합단지 인기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KT빅데이터사업단의 거주자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89분 24초였다. 도심 거주자들은 하루 3시간 가량의 여유시간을 더 가지는 셈이다.

1인 가구 중 노인 인구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도심 역세권 주택이 노인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의 거주시설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대주택 사업을 펼치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를 봐도 도심 외에 외각지역부터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노인 인구일수록 병원과 편의시설이 가까운 도심 역세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도심 주거복합시설이 도시재생 방향

도심에 주거기능을 확대하는 것은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도시재생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대형택지개발을 통해 주택 부지를 대량으로 공급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적극 추진 중인 '2030 청년 임대주택'도 이 같은 흐름과 연결된 것이다. '청년들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업대상지가 대중교통 중심의 역세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의 건물에 주거기능을 넣는다는 점도 같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연구소장은 "기존 노후화된 도심을 재생하는 단계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하는 방식도 물론 진행되겠지만, 상업용지 중심인 도심에 아파트와 유사한 주거기능을 합친 복합단지, 주상복학, 오피스텔 등을 짓는 방식이 선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업지역이라 아파트는 지을 수 없지만 주거기능이 담보돼야 도심도 활성화되고, 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선진국들의 도시재생 방향도 도심에 주거복합시설을 많이 넣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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