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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 2015년 시작으로 총 72명에 'LG의인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2 17:38

수정 2018.05.22 17:38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들에게 '영웅'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다
구본무 회장의 뜻으로 만든 상
타인 살리고 목숨 잃은 특전사 상사가 첫 수상
스리랑카인 니말씨도 외국인으로 영예
나눔은 또 나눔으로 이어져
바다에 표류한 선원 구한 해경 신승용씨 등
수상자들 자신보다 어려운 곳에 상금 기부
LG복지재단, 2015년 시작으로 총 72명에 'LG의인상'

한 시민이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LG 의인상'을 유지해달라는 문구를 써붙이고 있다. 사진=권승현 기자
한 시민이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LG 의인상'을 유지해달라는 문구를 써붙이고 있다. 사진=권승현 기자

지난 2016년 LG 의인상을 수상한 신승용 경위, 박정채 경사, 박창용 경사, 김명동 경장, 강성찬 경장, 이세종 경장, 유진호 경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LG 의인상을 수상한 신승용 경위, 박정채 경사, 박창용 경사, 김명동 경장, 강성찬 경장, 이세종 경장, 유진호 경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구본무 회장의 의인상을 계속 유지해주세요.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국민의 자부심입니다."

한 시민이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 앞에 이같은 문구를 써붙였다. 그는 "구 회장을 정말 존경한다"며 "의인상이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고 외쳤다.

지난 20일 작고한 구 회장의 뜻에 따라 제정된 'LG 의인상(義人賞)'이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국가, 사회,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72명의 의인이 LG복지재단으로부터 상과 상금을 수상했다.


22일 LG그룹에 따르면 LG복지재단은 올해 총 14명의 의인을 선정했다. 2015년 3명, 2016년 25명, 2017년 30명을 모두 합하면 72명에 이른다.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 회장의 뜻을 반영해 지난 2015년 9월 첫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표창과 상금 수여는 수여자가 원하는 날짜와 장소에서 조용하게 진행된다.

지금까지 선정된 의인들은 해양경찰 10명, 경찰 7명, 군인 6명, 소방관 6명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 서비스센터 엔지니어 등 우리 사회의 평범한 이웃까지 다양하다.

의인상과 별도로 구 회장과 LG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시민들에게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난 2013년 4월 바다에 뛰어든 시민을 구하려다 사망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고 정옥성 경감의 유가족에게 전달된 5억원의 위로금과 자녀 3명의 학자금 전액이 그 대표적 예다. 당시 구 회장은 LG 최고경영진들과 버스를 타고 천안에 위치한 LG전자 협력사를 방문하던 길에 정 경감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었다. 구 회장은 함께 있던 경영진들과 논의해 이같은 지원을 결정했다.

■'제복 義人'부터 '외국인 義人'까지…72명 義人 발굴

LG 의인상의 첫 수상자는 故정연승 특전사 상사다. 정 상사는 지난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고인은 평소에도 장애인 시설과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결식 아동과 소년소녀 가장을 후원하는 등 이웃 돕기에 적극적이었다. LG복지재단은 유가족에게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니말씨는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LG 의인상을 수상했다. 니말씨는 지난해 2월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LG복지재단은 의인상 수여 이후에도 니말씨를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니말씨가 보건복지부의 의상자로 지정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체류 신분이 드러나자, 치료비자 발급을 돕고 200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의인상 수상자를 LG그룹 계열사의 직원으로 채용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16년 해병대 복무 당시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을 구해 LG 의인상을 수상했던 최형수씨(26)가 그 주인공이다. LG는 최씨가 대학교를 졸업하자 LG화학 신입사원으로 채용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의로운 일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도 강한 책임감을 발휘하며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義人들의 의로운 나눔 활동 이어져

LG 의인상 수상자 가운데 일부는 상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여수해경 122구조대 소속 신승용 구조대장이 있다. 신 대장을 포함한 해경 5명은 지난 2016년 10월 전남 여수에서 태풍 '차바'로 인해 발생한 여객선 표류 사고현장에서 선원 6명을 구했다. 이들은 의인상 상금으로 받은 5000만원을 본인들이 평소 후원하던 단체에 기부했다.

지난 2016년 12월 서울역에서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반휘민 중위도 상금을 노숙자 보호시설인 경기 성남 '안나의 집'에 전액 기부했다.
이밖에 물 속에 빠진 여성을 발견하고 차가운 강물에 뛰어들어 여성을 구조한 이태걸 경사, 불길 속에 갇힌 90대 할머니를 구조한 박종우 경사, 주택가 화재현장에서 본인의 크레인으로 화마 속 베란다에 갇힌 일가족 5명을 구한 원만규씨도 상금을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 3월 경기 용인 기흥구에서 불길이 치솟던 화재현장에 들어가 쓰러져있던 남성을 구조한 장순복씨는 상금을 용인 구성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창단을 위해 썼다.
장 씨는 "평소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공연할 기회가 마땅치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LG 의인상을 수상하게 되어 상금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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