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정부의 압박에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이날 이사회를 열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삼성전자 주식 2700만주(0.45%)를 매각하기로 했다.
골드만삭스가 매각주간사를 맡았으며, 한 주당 매각 할인율은 이날 종가(4만9500원) 대비 최대 2.4%가 적용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매각하는 삼성전자 주식은 총 1조3851억원 규모다. 삼성생명이 2298만주(1조1790억원), 삼성화재가 402만주(2060억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절반은 지난해 소각을 완료했고, 나머지는 올해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예고대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현재의 9.72%에서 10.45%로 높아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산법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려는 것"이라며 추후 지분의 추가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국제회계기준(IFRS) 17이나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을 감안해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종합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행 금산법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블록딜로 2700만주를 팔면 두 회사의 보유지분은 9.999%(5억9696만주)로 금산법을 맞추게 된다.
IB업계는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변동을 정리하는 동시에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요구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나 다른 기업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과 블록딜을 적절히 섞어 지분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51% 하락하며 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5만원대 아래로 내려온 것은 8거래일 만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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