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인 8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전투표 첫날이라 붐비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표정에는 모두 진지함이 묻어났다.
■후보 번호와 이름 외치는 선거운동 치열
각 후보 측은 이날 오전에도 지하철역 출입구와 주요 길거리 등에서 명함을 나눠주고 후보 번호와 이름을 외치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 주민센터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지만 대체로 한산했다. 다만 서울시장부터 시작해서 구의원, 시의원, 비례대표 등 투표용지가 7장이나 되다 보니 인쇄하는 데도, 투표하는 데도 시간이 다소 걸렸다.
오전 11시께 오금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나온 김윤식씨(73)는 "오전이라 그래도 좀 시원하다"며 "집에 가만히 앉아 있기 싫어서 일찍 나와 투표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55)는 동행한 직장동료에게 "투표 전에 인증해야지"라는 말과 함께 투표소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는 "다음주 선거날에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쉬고 싶어 미리 왔다"며 "평일날 투표하고 휴일에 쉬는 게 좋아서 친구들도 많이 오늘 하러 간다"고 전했다.
투표자 뿐만 아니라 사전투표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자도 눈에 띄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민센터 1층 현관에서 투표 안내 자원봉사를 한 대학생 양수진씨(여·22)는 "사전투표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했다. 오전까지 100여명은 오간 것 같다“며 ”민원업무를 보러 오셨다가 투표하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다소 한가하던 투표장은 점심시간이 되자 다소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서울 강서구 발산1동 주민센터에서는 6인승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사전투표소에 가려는 유권자들의 대기줄이 이어져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계단을 통해 걸어 올라갔다.
■출장 중 투표..."이번에도 인증샷"
한 30대 남성이 투표를 마치고 두돌배기 아이와 투표 인증샷을 찍자 주변에 있던 할머니들이 “대충 좋아하는 숫자로 찍은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넸다.
복지관 사람들과 이른 점심을 먹고 사전투표소를 찾은 김옥자씨(86·여)는 "우리처럼 늙은 사람들이 아침에 많을까봐 일부러 점심때 왔다"며 "다음 선거 때까지 살지 몰라 신중하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 출장 기간을 이용해 사전투표에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충북 청주 봉명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김모씨(33)는 "투표일은 항상 줄을 서야했던 기억이 나서 출장 온 김에 사무실 인근 주민센터에서 투표했다"며 "오전 10시께 동사무소로 갔는데 투표 중인 사람이 한두명 밖에 없어 신분확인부터 완료까지 5분 정도 걸렸다"고 전했다.
이처럼 오는 13일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는 9일 오후 6시까지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별도 신고 없이 미리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이진혁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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