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상가 밀집지역에서 연쇄방화 혐의를 받는 김모씨(35)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하면 외롭고 추운데, 불을 지르고 나면 따뜻한 느낌이 들고 기분이 좋아져 불을 붙이고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중구 퇴계로와 종로구 종로4가 시계 골목 등에서 6차례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로 긴급체포된 김씨가 이 같은 말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또 "술에 취해 범행 일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0일 밤 11시 40분께 퇴계로 봉제공장 3층에 쌓여있던 의류에, 11일 새벽 0시 10분께 첫 번째 방화 장소에서 30m 떨어진 빌딩 주차장에 주차된 화물트럭에 담긴 의류와 잡화에 각각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후 종로구로 이동해 11일 새벽 1시 16분께 예지동 금은방 밀집 지역인 일명 '시계 골목'에 세워진 오토바이에 불을 붙이는 등 4차례 방화한 혐의도 있다.
당시 소방관과 경찰관 등 126명과 장비 34대가 동원돼 진화에 나섰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오토바이와 집기류 등이 불에 타 금전적 피해는 일부 발생했다.
경찰은 진화 직후 1시간 동안 현장 감식을 벌였으며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방화범을 추적한 끝에 연쇄 방화범으로 김씨를 지목하고 그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김씨는 만취 상태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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