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주 중에 발생한 사고를 일반 교통사고로 속여 보험금을 받아 챙긴 아마추어 카레이서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이모씨(44)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강원도 모 자동차 경주장에서 카레이싱 경기 연습 중 파손된 차량을 국도로 옮긴 뒤 일반 사고로 위장, 보험금을 청구해 총 2억37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조사 결과 이들은 주로 30대에서 40대 초반 회사원 또는 자영업자로, 자동차 경주장에서 교육을 수료한 아마추어 카레이서로 드러났다. 이들은 연습 도중 파손된 차량을 인적이 드문 국도변으로 옮긴 뒤 가드레일에 부딪힌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자동차보험 약관상 자동차 경기 중 또는 경기 연습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보상이 되지 않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카레이싱에 사용한 차량이 대부분 고가 외제차라 수입에 비해 수리비 부담이 크다”며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일반사고로 위장해 보험 처리하라는 권유에 못 이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한 위장사고가 다른 지역 카레이싱 경기장 이용자 사이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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