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감동 이야기

반려견 사랑 각별한 명사3인, 그들의 공통점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8 17:21

수정 2018.06.18 21:15

'개념 있다'
문재인 대통령 ♡ 토리·찡찡이·마루… '사람이 먼저다' 구호에서 생명존중 엿볼 수 있어
양산집 떠돌던 길고양이·도살직전 구조한 유기견
청와대로 데려와 아낌없는 사랑으로 품어
정용진 부회장 ♡ 마리·몰리… 국내 최초 반려견 동반 가능한 쇼핑몰
반려견 이름딴 펫샵 등 애견인들 호응 얻어
직접 애견과 쇼핑하는 사진 SNS에 올리기도
이효리 ♡ 순심이·모카… 유기동물보호소 봉사활동 시작으로 제2의 인생
첫 입양한 순심이부터 어느덧 일곱마리 '대가족'
민박집 주인·친근한 이웃으로 대중과 함께해
문재인 대통령이 길거리 고양이 출신의 반려묘 '찡찡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길거리 고양이 출신의 반려묘 '찡찡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명사(名士)들에게선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 존중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정치인은 '국민 사랑', 기업인은 '고객 사랑', 연예인은 '대중 사랑'이 각별하다.

이처럼 동물을 사랑하는 명사들은 사람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이들에게 사람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동물을 키운다고 모두 사람에 대한 행동이 각별한 것은 아니다. 허영심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은 배려형 애견·애묘인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마치 비싼 핸드백이나 소장품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른 애견인, 애묘인들을 욕되게 한다.

진정한 애견인, 애묘인들은 버려진 고양이나 개들을 입양해 키운다. 또 사람 위주가 아닌 동물, 자연과 함께 하는 세상을 꿈꾸기도 한다.

■생명존중 사상이 근본

정계의 대표적인 애견·애묘인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버려진 길고양이와 폐사직전 유기견을 데려와서 키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는 어찌보면 생명을 존중하는 대통령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만큼 사람에 대한 배려는 더욱 클 것으로 여겨진다.

문 대통령의 반려동물 사랑은 청와대 생활 이전부터 화제였다. 문 대통령은 트위터에 직접 키운 반려고양이 '찡찡이'에 대한 대한 일상을 올릴 정도로 동물사랑이 각별하다.

찡찡이는 문 대통령이 양산 시골집에서 기르던 길고양이다. 문 대통령은 찡찡이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문 대통령 후보 시절 TV 찬조연설에서 "집사람과 함께 문 후보 양산 집에 놀러갔는데 집 마루에 죽은 쥐가 있었습니다. 집 고양이가 문 후보 보여주려고 매일 쥐를 잡아와서는 마루에 놓아둔 것입니다. 문 후보 집 고양이 이름이 찡찡이입니다. 그 녀석은 유기묘, 그러니까 유기견처럼 버려진 고양이였는데 문 후보가 데려다 키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유기묘였던 찡찡이는 문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 덕분에 청와대에서 살게 됐다.

도살 직전 구조된 '토리'는 문 대통령이 입양하면서 청와대에 입성했다. 한 입양동물 단체는 토리가 식용으로 도살되기 직전에 구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다"라며 토리를 퍼스트독으로 입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이 토리를 입양하면서 세계 최초의 유기견 출신 퍼스트독이 됐다. 문 대통령의 또 다른 반려동물은 '마루'다. 문 대통령은 하얀 풍산개 마루를 10여년째 키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평소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오면 마루와 뒹굴거나 1~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김정숙 여사는 제18대 대선 때 "우리 부부가 키우던 마루라는 풍산개가 있는데 오래전에 키웠던 풍산개의 손주예요. 기분 좋게 한 잔 걸치고 들어온 날이면 남편은 외출복 그대로 입은 채로 마루랑 껴안고 마당을 뒹굴고 둘이 누워 있곤 했어요. 뭐하느냐고 물어보면 마루랑 달구경을 한다고…"라고 소개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애완견 '마리'를 안고서 흐뭇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트위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애완견 '마리'를 안고서 흐뭇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트위터

제주도에 거주하는 가수 이효리가 애완 고양이 '미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이효리 인스타그램
제주도에 거주하는 가수 이효리가 애완 고양이 '미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이효리 인스타그램

■재계 애견인의 '고객사랑'

재계에서 삼성가의 애견사랑은 각별하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애견사랑이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재계에서 소문난 애견인으로 중학생 때부터 개를 키우기 시작, 한때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200마리 이상을 돌봤다. 1993년 세계 최대 명견쇼 영국 '크러프츠' 삼성전자 후원 시작, 2005년 진돗개 영국견종협회 등록도 이 회장이 이끌었다.

이 회장은 '개를 기르는 마음'이라는 에세이를 직접 쓰기도 했다. 삼성의 동물 사업은 이 회장의 개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그룹은 1976년 용인 자연농원 동물원(현 에버랜드)으로 동물 테마파크 사업에 뛰어든 이래 동물 의료기기(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보급(삼성화재), 멸종위기 동물 번식 연구(삼성물산) 등으로 영역을 늘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남다른 동물 애호가다. 신세계가 국내 최초의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하며 화려하게 문을 연 스타필드하남에는 다른 쇼핑몰과 차별화되는 특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반려견 동반 쇼핑'이 가능한 국내 최초의 쇼핑몰이라는 점이다.

물론 동반하는 반려견에 목줄을 채워야 하고 식품 매장 출입은 제한하는 등의 조건이 있지만 그동안 반려견 동반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실내 쇼핑몰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 시도라 할 만하다.

그동안 국내 주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아웃렛 등에서는 원칙적으로 반려견 동반을 불허하되 애완견용 캐리어에 넣고 다닌다거나 하는 제한적인 경우에만 반려견 출입을 허용해왔다.

쇼핑하는 동안 반려견을 맡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는 위생상의 문제뿐 아니라 개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에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가질 수도 있는 다른 쇼핑객들의 편의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스타필드하남의 경우 공식적으로 반려견 동반 출입이 허용되기 때문에 애견가들로부터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리'와 '몰리'라는 이름의 스탠다드 푸들종을 집에서 키우는 정 부회장은 본인의 애견 이름을 딴 반려동물 용품 전문매장 '몰리스펫샵'도 전국의 스타필드와 이마트 매장 내에 30여개나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정 부회장 본인이 직접 애견을 동반하고 스타필드하남 쇼핑몰을 거니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3만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과 중소고객사와 상생을 발표하면서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영자로 손꼽힌다.

■애견연예인, 대중아픔도 살펴

국민 연예인 이효리도 대표적인 애견·애묘인이다. 이효리는 지난 2008년 솔로 가수로 활동할 당시 고양이를 입양, 애묘 사랑이 시작됐다. 이후 공백 기간 중 유기 동물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로 수많은 유기견을 입양하게 됐다. 안락사 위기에 처했던 유기견 '순심이'를 시작으로 강아지 '모카' 등 여러 마리를 입양해 현재까지 키우고 있다.

가수 이상순과 결혼 이후에는 그의 반려견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 강아지 네 마리 총 일곱 마리의 동물들과 대가족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이효리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유기 동물 보호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며 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효리는 일명 '개념 있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이효리가 올해 제주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시 두 편을 낭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를 낭독하기까지 출연 찬반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효리는 주최 측의 부탁에 응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이효리가 제주의 가장 아픈 역사를 추모하는 행사에 외부의 일부 반대를 무릎서고 참석한 것이다.

대중가수가 추념식 본 행사에 참여한 것은 2014년 4·3 희생자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이다.

이효리는 "이번에 추념식의 사회 부탁이 와서 하기로 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하시더라"고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살면서 민박도 하고 제주의 도움을 받았다. 뭔가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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