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분화 조짐을 보여 수많은 관광객과 현지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이 분화하면서 인근 공항들이 일제히 폐쇄됐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이날 오전 3시부터 오후 7시(현지시간)까지 발리에 위치한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선 239편과 국제선 207편 등 발리 이착륙 항공편 446편이 취소돼 7만3928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궁 화산은 지난 27일 밤 10시 21분께 분화해 상공 2000m까지 연기를 뿜어낸 이후 대량의 화산재를 쏟아냈다. 수토포 대변인은 "분화구에선 화산재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으며, 간밤에는 용암의 붉은 빛도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산재가 확산하면서 인근 동 자바 주 바뉴왕이와 즘베르 지역 공항도 잇따라 운영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재난당국은 인근 상공의 항공운항 경보 단계를 '주황색'으로 상향하면서도 분화 자체의 위험성은 크지 않다면서 화산 경보단계는 4단계 중 2단계인 '주의'를 유지했다. 아궁 화산에서는 아직도 상공 1500m까지 흰색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지만 전날보다는 화산재 밀도나 분출 강도가 부쩍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해발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분화를 일으킨 1963년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산기슭 주민들이 대거 휘말려 1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아궁 화산은 이후 50여년간 잠잠하다가 지난해 9월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발리 섬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화산재에 항공교통이 마비돼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고립되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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