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일부 수험생의 답안지를 분실했으며 피해 수험생에게 구제대책을 마련중이라고 3일 밝혔다.
시는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뒤 5일이 지난 5월 24일 채점준비를 위해 시험편집실에서 시험장별(학교) 답안지 개봉 과정에서 일부 답안지가 분실된 것을 발견했다.
분실된 답안지는 부평구 부평동 부원여자중학교 제14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17명의 답안지이다. 17명의 답안지를 담아둔 봉투가 사라진 것.
부원여중 제14시험실은 부평구 행정직 21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 30명 중 17명이 시험을 보던 곳이다. 부평구 행정직에는 총 747명이 지원했으며 472명이 응시해 2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날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은 지역 내 15개 시험장, 376개 교실에서 실시됐다. 35개 직류, 611명을 선발하는 시험으로 1만450명이 지원했으나 6822명(65.2%)이 응시했다.
시는 답안지 분실 사실을 시험장책임관에게 즉시 통보하고 해당 학교 시험본부와 시험물품보관창고, 편집실, 재활용품집하장(시청) 등을 확인했으나 답안지를 찾지 못했다.
시는 시험 문제지를 수거한 남동구 소재 재활용품수거업체인 현대자원와 처리업체인 시흥시 정왕동 소재 고려제지를 방문해 수거된 재활용품을 대상으로 현장 확인했으나 여기서도 답안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시는 답안지 봉투가 폐기대상 문제지 상자에 잘못 투입된 후 배출되어 재활용품 수거업체에서 수거, 재활용(용해) 처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는 이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선 응시 수험생 전체가 재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수험생수가 많고 시험문제도 인사혁신처에서 출제해 어려움이 따른다는 판단이다.
시는 부원여중 제14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피해 수험생 17명에게 제한경쟁방식으로 재시험을 치르게 한 뒤 당초 모집정원과 별도로 1명을 추가 합격시키는 방법으로 구제할 계획이다.
그러나 피해 수험생들이 5월 19일 치러진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공무원 임용 절차가 1년 이상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는 답안지 분실 사실을 확인하고도 1개월간 쉬쉬하며 자체 조사를 벌이다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지난달 25일 경찰·검찰이 아닌 시 감사팀에 조사를 요청해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시험 답안지 분실 사고는 지난 2004년 경기도 고양시 법원직 채용 시험 시 발생한 바 있으나 이때는 고양시가 시험문제를 자체 출제했기 때문에 전체 응시생에게 재시험을 실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시 관계자는 “사고가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피해 수험생에게 일일이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기 때문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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