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에 따르면 최근 국무원은 닝가오닝 시노켐(중화그룹) 회장이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 회장을 겸임하도록 하는 인사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중국의 양대 국유 화학업체인 켐차이나와 시노켐의 통합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두 기업의 합병은 글로벌 1위 화학기업의 탄생을 의미한다. 2016년 현재 시노켐의 매출은 3955억 위안, 켐차이나 매출은 3000억 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두 기업이 합치면 독일 BASF를 제치고 화학약품, 비료, 석유정제 등에서 총매출 7000억 위안(117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화학업체가 되는 셈이다.
두 기업의 합병은 중국전력투자그룹과 국가원전기술공정공사, 선화그룹과 궈뎬그룹, 중국핵공업그룹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의 합병에 이은 에너지·화학업계의 4번째 통합에 해당한다.
이번 양사의 합병은 100여개가 넘던 중국 국유기업을 두자릿수로 줄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국유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육성하기 위해 2015년부터 에너지 분야 외에도 고속철도, 철강, 해운, 조선 분야에서 합병을 추진해왔다.
국유기업간 합병을 통해 대내적으로 과잉생산을 줄이고 과당경쟁을 방지하며, 부실문제를 해소하고 대형화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두 기업의 합병 소식은 2년 전부터 줄곧 나왔으나 켐차이나의 스위스 종자기업 신젠타 인수로 일정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실현되면 켐차이나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켐차이나는 중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스위스 종자기업 신젠타 인수로 현재 자산 3776억 위안, 부채 3058억 위안으로 부채율이 80%에 달한다.
아울러 켐차이나와 시노켐은 각각 농업, 화학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사업 보완성이 뛰어난 편이다. 시노켐이 채굴한 석유와 가스를 켐차이나 산하 석유정제회사 9곳에 공급할 수 있게 되고, 살충제 시장에서 시노켐의 지배력이 켐차이나의 농화학 사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천연고무 생산 업체이기도 한 시노켐은 2015년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인수해 타이어 생산능력 중국 1위, 세계 15위로 올라선 켐차이나에 대한 원자재 공급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켐차이나는 아울러 고무·플라스틱 기계 제조 분야에서 세계 3위의 능력을 갖고 있어 시노켐의 천연고무 및 고무화학 제품 생산에 일조하게 될 전망이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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